소방공무원 사칭 '구매 사기' 기승…구매 확약서로 안심시켜 선납품 유도

입력 2025-06-09 16:10:24 수정 2025-06-09 16:16:40

영주·경산 등 5개 시·군서 잇단 피해 시도…경북소방본부 "구매 대리·비공식 확약서 발급 절대 없어"

대리 구매 등을 요청한 일당이 업체 측에 제시한
대리 구매 등을 요청한 일당이 업체 측에 제시한 '구매 확약서'. 박성열 경북소방본부 본부장은 "조금이라도 수상한 정황이 있으면, 즉시 해당 지역 소방서에 문의해 진위를 확인해 달라"고 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경북에서 소방공무원을 사칭한 물품 구매 사기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구매 확약서'를 제시하며 피해자들을 안심시킨 뒤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다.

9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들어 도내 5개 시·군에서 소방공무원을 사칭하며 접근해 고가의 물품을 주문하고 위조한 구매 확약서를 제시하는 선납품 유도 수법의 사기가 잇따라 불거졌다.

지난달 18일 영주의 한 천막 제조업체에 자신을 소방공무원이라 속인 일당이 캐노피 3개(개당 40만원 상당)를 주문한 뒤 경북소방본부 명의의 구매 확약서를 제시했다. 이들은 결제를 미루면서 추가로 방열복 구매 의사를 밝혔지만 업체 대표가 직접 영주소방서를 찾아 확인하는 과정에서 사기라는 게 밝혀졌다.

경산에서는 한 철물점을 상대로 울진소방서 직원이라 사칭한 남성이 특수장갑 200켤레를 주문하면서 위조된 구매 확약서와 울진소방서 고유번호 증사본을 제시했다. 다만, 철물점 대표가 울진소방서에 직접 확인 전화를 걸어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 밖에 성주와 경주, 구미 등지에서도 소방서 관계자를 사칭해 고가 장비 구매를 주문하는 등 유사한 범죄 시도가 발생했다.

경북소방본부는 이 같은 사기 행각이 조직적·반복적 형태를 띠고 있다 판단해 경찰에 관련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또 민간업체를 상대로 한 구매 확약서 발급, 구매 대리 요청 등은 절대 하지 않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박성열 경북소방본부 본부장은 "조금이라도 수상한 정황이 있으면, 즉시 해당 지역 소방서에 문의해 진위를 확인해 달라"며 "전국 모든 소방 기관은 어떤 상황에서도 물품 구매를 대리 요청하거나 비공식적인 구매 확약서를 발급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리 구매 등을 요청한 일당이 업체 측에 제시한
대리 구매 등을 요청한 일당이 업체 측에 제시한 '구매 확약서'. 박성열 경북소방본부 본부장은 "조금이라도 수상한 정황이 있으면, 즉시 해당 지역 소방서에 문의해 진위를 확인해 달라"고 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