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출범 후 외국인 비중 0.4% → 9.2%… 거래 점유율 급등
시장 점유율 상승 속 거래량 제한 규정 완화 요구 확산
출근길 투자자들의 손끝에서 국내 주식시장의 새로운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국내 최초의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가 출범 100일을 넘기며 정규장이 열리기 전과 마감 이후 시간대에서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다. '출·퇴근길 주식 거래'라는 새로운 투자 패턴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거래대금 3조8천억…거래량 1억2천만 주 넘어
넥스트레이드는 지난 3월 4일 정식 출범한 이후, 오전 8시부터 8시 50분까지 운영되는 '프리마켓'과 오후 3시 40분부터 8시까지 이어지는 '애프터마켓'을 중심으로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초창기 하루 거래량이 1천만 주 수준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지난 20일 기준 하루 거래량은 1억2천만 주를 넘어섰고, 거래대금은 3조8천49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3월 말 대비 거래량은 약 8배, 거래대금은 약 9배 증가한 수치다.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정규장 이전 시간대에 뉴욕증시의 움직임과 글로벌 뉴스가 반영되면서 프리마켓 거래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한 달간 프리마켓의 일평균 거래량은 3천795만 주로, 애프터마켓의 2천928만 주보다 많았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프리마켓이 9천209억 원으로 애프터마켓(7천491억 원)을 상회했다.
국내 증시에서 넥스트레이드의 점유율도 확대되고 있다. 3월 말 6.6%였던 거래량 점유율은 이달 5일 기준 15.1%까지 상승했으며, 거래대금 점유율 역시 같은 기간 16.3%에서 30.0%로 뛰어올랐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출범 100일 만에 이처럼 정규장이 아닌 시간대에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사례는 이례적"이라며 "투자자들이 시간의 제약 없이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비중 0.4%→8.9%로 급증
넥스트레이드 내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도 빠르게 늘고 있다.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6월 둘째 주인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집계된 거래에서 외국인이 차지한 비중은 9.2%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개인은 89.0%, 기관은 1.8%였다. 이 수치는 정규장과 프리마켓, 애프터마켓 거래를 비롯해 종가매매와 대량·바스켓매매를 모두 포함한 대금 기준이다.
넥스트레이드 출범 첫 달인 지난 3월 외국인 비중이 0.4%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석 달 만에 23배 비중이 확대된 셈이다. 4월 한 달간 외국인 비중은 주간 기준 1~6% 수준을 오갔으며, 5월 들어서는 7~8%대를 유지했다. 6월 들어 9%를 돌파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증시의 수급 개선과 외국인 자금의 유입 흐름이 넥스트레이드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외국인은 10개월 만에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세로 돌아섰으며, 이에 따라 대체거래소로의 투자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넥스트레이드 측은 "외국계 증권사들이 올해 안에 추가로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따라 외국인 거래 비중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거래량 규제 논란…2차 오픈 일정도 조정
넥스트레이드의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지자 거래량에 대한 규제 완화를 둘러싼 논의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르면 ATS의 6개월간 일평균 거래량이 전체 시장 거래량의 15%를 넘을 경우 다음 날부터 모든 거래가 중단된다. 개별 종목의 경우, 6개월간 일평균 거래량이 해당 종목 전체 거래량의 30%를 초과할 경우 해당 종목의 거래가 제한된다.
현재 넥스트레이드의 일평균 거래량은 전체 시장 대비 18.23%로, 이미 15% 기준을 초과한 상태다. 다만, 6개월간의 평균 거래량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당장 거래 제한이 발생하는 상황은 아니다. 넥스트레이드는 3월 1.38%, 4월 9.4%, 5월 13.79%로 거래량 점유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향후 규제 기준 초과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넥스트레이드는 이와 관련해 "시장 연속성과 투자자의 거래 편의성 유지를 위해 금융당국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시스템 안정성을 이유로 당초 오는 9월로 예정됐던 '2차 오픈' 일정도 10월 말로 미뤄졌다. 이번 오픈에는 현재 프리·애프터마켓에서만 거래 중인 14개 증권사가 정규장 거래에 참여하게 되며, 이로써 넥스트레이드 참여 증권사는 기존 15개사에서 총 29개사로 늘어난다.
넥스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의 하반기 시스템 개선 일정을 반영해 정규장 참여 확대 시점을 조정했다. 최근 일부 증권사에서 발생한 거래 오류가 넥스트레이드 시스템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안정적인 시스템 구축이 보다 중요해졌다는 판단에서다.
한편,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도입과 관련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제도적 근거는 마련됐지만, 실제 도입을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인가를 비롯해 유동성공급자(LP) 확보, 제도 설계, 자산운용사와의 협의 등 추가적인 절차가 남아있다.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연내 도입을 목표로 준비 중이나, 구체적인 시점은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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