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챔피언 홍수환 "항상 움직이고 준비…그게 바로 인생의 프로 정신"

입력 2025-06-03 13:54:57 수정 2025-06-03 18:59:45

[매일탑리더스아카데미] '4전 5기' 경험 전달…"오기를 갖고 끝까지 덤볐다"
2일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강연

프로복싱 세계 챔피언 출신 홍수환 씨가 지난 2일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강연에서, 자신이 세계 프로권투 역사상 전무후무한
프로복싱 세계 챔피언 출신 홍수환 씨가 지난 2일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강연에서, 자신이 세계 프로권투 역사상 전무후무한 '4전 5기' 신화를 만든 데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임경희 매일 탑리더스 아카데미 디지털국장

"포기하고 싶을 때, 1회전만 더 뜁시다. 제가 카라스키야를 이기고 기적을 만든 것도 1회전을 더 뛰었기 때문입니다."

프로복싱 세계 챔피언 출신 홍수환 씨는 지난 2일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강연에서, 자신이 세계 프로권투 역사상 전무후무한 '4전 5기' 신화를 만든 데 대해 "4전 5기를 풀이하자면 '4번 다운 당하고 5번 일어나 이겼다'가 아니라 '4번 다운 당하고 또 오기로 덤볐다'라는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프로정신'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며 복싱 선수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홍수환 씨는 21세에 한국 챔피언이 됐고, 1년 뒤 동양 챔피언에 올랐다. 육군 일병 시절 WBA(세계복싱협회) 밴텀급 챔피언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놀드 테일러가 방어전 상대로 홍수환을 지명했다. 홍 씨는 1974년 7월 4일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경기에서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으로 밴텀급 세계 타이틀을 따냈다. 경기 직후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 "그래, 대한국민 만세다"라고 했던 모자간의 통화는 지금도 회자될 정도로 유명하다.

이듬해 타이틀 방어에 실패한 홍수환은 절치부심 끝에 1977년 파나마에서 열린 WBA 주니어페더급 초대 챔피언 결정전 기회를 맞았다. 그는 이 경기에서 파나마의 헥토르 카라스키야를 맞아 2라운드에 4번이나 다운 당한 충격을 이겨내고 3라운드에서 역전 KO승을 거두고 4전 5기의 기적을 썼다. 카라스키야는 당시 11전 11승에 11KO승을 기록하고 있었다.

프로복싱 세계 챔피언 출신 홍수환 씨가 지난 2일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강연에서, 자신이 세계 프로권투 역사상 전무후무한
프로복싱 세계 챔피언 출신 홍수환 씨가 지난 2일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강연에서, 자신이 세계 프로권투 역사상 전무후무한 '4전 5기' 신화를 만든 데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임경희 매일 탑리더스 아카데미 디지털국장

홍 씨는 "카라스키야 선수와 시합 전 다들 '홍수환이 이길 수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연습을 더 열심히 했다"며 "경기 전에 룰(규칙)이 바뀌었다. 원래는 3번 다운당하면 자동 'KO패'였는데 이 룰이 없어졌다. 그래서 4번 다운당하고도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기 때 심판도 좋은 분을 만났다. 제가 다운 당했을 때 카운트를 천천히 하시더라.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스승인 김준호 씨와의 인연도 소개했다. 특히 홍 씨는 "수환아 들어오는 걸 피하는 게 아니다. 움직이니 못 맞히는 거야"란 선생의 말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가르침이라고 했다.

"얼마나 멋있는 이야기입니까. 적어도 제 분야에서는 말이죠. 그런데 그걸 인생으로 바꿔도 통합니다. 평소 노력하는 사람은 사회에서도 인생에서도 맞을 일이 없다는 거죠. 그래서 그런 마음으로 항상 움직이고 준비하는 것, 그게 바로 프로정신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