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탑리더스아카데미] '4전 5기' 경험 전달…"오기를 갖고 끝까지 덤볐다"
2일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강연
"포기하고 싶을 때, 1회전만 더 뜁시다. 제가 카라스키야를 이기고 기적을 만든 것도 1회전을 더 뛰었기 때문입니다."
프로복싱 세계 챔피언 출신 홍수환 씨는 지난 2일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강연에서, 자신이 세계 프로권투 역사상 전무후무한 '4전 5기' 신화를 만든 데 대해 "4전 5기를 풀이하자면 '4번 다운 당하고 5번 일어나 이겼다'가 아니라 '4번 다운 당하고 또 오기로 덤볐다'라는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프로정신'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며 복싱 선수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홍수환 씨는 21세에 한국 챔피언이 됐고, 1년 뒤 동양 챔피언에 올랐다. 육군 일병 시절 WBA(세계복싱협회) 밴텀급 챔피언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놀드 테일러가 방어전 상대로 홍수환을 지명했다. 홍 씨는 1974년 7월 4일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경기에서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으로 밴텀급 세계 타이틀을 따냈다. 경기 직후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 "그래, 대한국민 만세다"라고 했던 모자간의 통화는 지금도 회자될 정도로 유명하다.
이듬해 타이틀 방어에 실패한 홍수환은 절치부심 끝에 1977년 파나마에서 열린 WBA 주니어페더급 초대 챔피언 결정전 기회를 맞았다. 그는 이 경기에서 파나마의 헥토르 카라스키야를 맞아 2라운드에 4번이나 다운 당한 충격을 이겨내고 3라운드에서 역전 KO승을 거두고 4전 5기의 기적을 썼다. 카라스키야는 당시 11전 11승에 11KO승을 기록하고 있었다.

홍 씨는 "카라스키야 선수와 시합 전 다들 '홍수환이 이길 수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연습을 더 열심히 했다"며 "경기 전에 룰(규칙)이 바뀌었다. 원래는 3번 다운당하면 자동 'KO패'였는데 이 룰이 없어졌다. 그래서 4번 다운당하고도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기 때 심판도 좋은 분을 만났다. 제가 다운 당했을 때 카운트를 천천히 하시더라.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스승인 김준호 씨와의 인연도 소개했다. 특히 홍 씨는 "수환아 들어오는 걸 피하는 게 아니다. 움직이니 못 맞히는 거야"란 선생의 말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가르침이라고 했다.
"얼마나 멋있는 이야기입니까. 적어도 제 분야에서는 말이죠. 그런데 그걸 인생으로 바꿔도 통합니다. 평소 노력하는 사람은 사회에서도 인생에서도 맞을 일이 없다는 거죠. 그래서 그런 마음으로 항상 움직이고 준비하는 것, 그게 바로 프로정신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