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경제론(經濟論)이라고 하면 '커피 원가 120원'과 '호텔 경제론'이 당장 떠오른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본의 아니게 취지가 왜곡될 수도 있다. 하지만 잘못을 억지로 정당화하려다 보면 견강부회(牽強附會)라는 고집과 아집만 남게 된다. 이 후보는 지난 20일 '커피 원가 120원' 논란과 관련, "손님 많이 오는 게 더 낫지 않냐. (판매 종목을 닭죽에서 커피로) 바꾸라고 얘기했다. 틀린 말 했냐"라면서 되레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16일 전북 군산 유세에서 "커피 한 잔 팔면 8천원에서 1만원을 받을 수 있는데 원가가 내가 알아보니까 120원이더라"라고 했다. 난데없이 폭리(暴利)를 취하는 악덕업자가 되어 버린, 겨우 생계를 유지할까 말까 하는 커피점주들로서는 기가 찰 노릇이다.
커피 원가에는 원두 가격뿐만 아니라, 임차료·인건비·각종 시설비 등 운영에 필요한 모든 비용이 포함되어야 한다. 이 후보가 원가계산(原價計算)을 잘못한 셈이다. 이런 식으로 가게나 기업 등을 경영하게 되면, '앞으로 남고 뒤로 빚더미에 앉는 상황'이 벌어진다.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도입을 설명하면서 '돈(화폐)은 돌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호텔 경제론은 '노쇼(No Show) 부도학(不渡學)'이라고 할 만하다. 우선 한계소비성향이 '1'이라는 전제 자체가 비현실적이다. 나랏돈의 한계소비성향은 0.2~0.3이 현실적이라고 한다. 정부가 1만원을 풀면 겨우 2천~3천원이 소비된다는 것이다.
또 호텔 경제론에는 '여행객이 예약을 취소하고 10만원을 환불해 간 이후 상황'이 생략되어 있다. 수입 없이 지출만 한 호텔이 먼저 부도가 나고, 그 파급효과는 가구점, 치킨점, 문방구 등으로 확산되어 온 동네가 파산(破産)해 버릴 수도 있다.
이 후보의 경제학, 재명노믹스의 위험성(危險性) 경고는 '커피 원가 120원' 및 '호텔 경제학'이 단순한 실수·오류가 아니라 신념(信念)에서 비롯되었다는 우려에서 나온다. 이 후보는 20일 "돈은 돌기 때문에 돈이다. 이걸 모르는 바보들이 있다"고 했다. 그 돈이 민중(民衆)의 피땀에서 나온다는 진실이 빠져 있다. 누가 바보인가?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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