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소상공인 활력 제고' 목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 실현'
두 후보, 취약계층, 소상공인 맞춤형 은행 설립 약속
지역사랑상품권·온누리상품권 발행액 확대 공약도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대선 주자들이 약 550만명에 달하는 전국 자영업자 표심 잡기에 나섰다. 저마다 경영자금 부담 완화나 상품권 발행 확대 같은 공약으로 소상공인 유권자를 공략하고 있다. 상인들 사이에선 차기 정부에서 상권별 상황을 들여다보고, 소상공인이 자립하도록 유도하는 섬세한 정책을 펼쳐 주길 바란다는 당부가 나온다.
◆대선 주자들 '금융지원'에 집중
대선 후보별 공약을 보면 주요 후보들은 소상공인 분야 주요 공약으로 '금융지원'을 내세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가계·소상공인 활력 제고'를 목표로 ▷코로나 정책자금 대출에 대한 채무조정부터 탕감까지 종합방안 마련 ▷정책자금 확대 등 소상공인 금융부담 완화 ▷대환대출 활성화 등 대출상환 부담 완화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지속 가능한 소상공인 경제 생태계 실현'을 위한 ▷대통령 직속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단'(가칭) 설치 ▷매출액 급감 소상공업인 특별융자 등 응급지원 패키지 시행 ▷소상공인 생애주기별 자금 지원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두 후보는 공통으로 소상공인 맞춤형 은행 설립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취약계층 중금리대출 전문 인터넷은행 추진'과 '배드뱅크 설치'를, 김 후보는 '서민·소상공인 전문은행 설립'을 각각 공약에 포함했다.
이 중 배드뱅크는 금융기관 부실자산이나 채권을 사들여 처리하는 구조조정 전문기관이다. 배드뱅크를 설립하면 연쇄적인 부실을 방지하고 전반적인 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개인 빚을 공적 자금으로 해결하는 구조인 만큼 제도를 악용하는 이들로 인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적잖은 분위기다.
중금리대출 전문 인터넷은행이나 소상공인 전문은행을 설립하는 안을 두고도 비교적 신용도가 낮은 소상공인이 경영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문턱이 낮아질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반면 이미 금융당국의 제4인터넷은행 설립 인가가 예정된 상황에 실효성이 낮은 공약이라는 등의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상품권 발행 확대해 소비 촉진
두 후보는 상품권 등을 활용해 소비를 촉진하고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한 공약으로 이 후보는 지역사랑상품권과 온누리상품권 발행 확대를, 김 후보는 온누리상품권 발행 규모를 연 5조5천억원에서 6조원으로 증액하는 안을 제시했다.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는 지역사랑상품권은 지역 내 자영업자·소상공인이 운영하는 가맹점에서 사용하는 상품권이다. 온누리상품권은 전통시장·상점가 전용 상품권으로, 전국 전통시장·상점가 등의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상품권 제도의 효과성에 대해서는 견해가 분분하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이 지난 2022년 발행한 보고서를 보면 지역사랑상품권 도입·사용에 따른 소비행태 변화를 분석한 결과 결제액에서 대형유통업 결제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소상공인·자영업자가 판매하는 물품·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는 추이가 관찰됐다.
소비자 지출 규모가 증가하는 정도는 매우 미미한 추이를 보였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지역주민이 지역사랑상품권을 결제수단으로 사용하며 소비 지출액을 증가시킬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이는 소비 활성화 정도가 제한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이 같은 지원성 정책이 '선심성 공약'에 그치지 않으려면 실행 방안과 재원 조달 방안을 명확히 해 실현 가능성을 높이고, 취지에 맞게 쓰이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후보는 재정 사업을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과 내년도 예산 등에 단계적으로 반영하고, 법률 제·개정 사항은 내달부터 준비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재원은 정부 재정 지출구조 조정과 2025~2030년 연간 총수입 증가분 등으로 충당한다는 구상이다. 김 후보는 올해부터 재정 조정과 국비, 지방비를 활용해 공약을 이행할 계획이다.
◆'고기'보다 '고기 잡는 법' 우선해야
소상공인·상인 단체는 단순히 지원 규모를 확대하는 것보다 소상공인의 자립을 돕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재청 대구시상인연합회장은 "자금지원 규모를 유지하거나 확대하거나 하는 문제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미 정부에서 배려를 많이 해줘서 도움을 받은 사람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기를 주기보다 고기 잡는 법을 알려줘라'는 말처럼 자립하도록 도와주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채무 상환이 도래한 상인에게 상환을 미뤄 주면서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면 의욕이 생긴다. 격려를 해 주면 좋겠다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전통시장을 지원할 경우 시장별 상황에 맞게 '핀셋 지원'을 해 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시장마다 상황이 다르니 지원 제도를 일괄로 적용하지 말고 지원 기준을 세분화해 상황이 어려운 시장이 조금 더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이미 시행 중인 제도를 확대, 강화하는 방향의 정책이 공약에 다수 포함된 만큼 제도가 취지대로 실행되는지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는 쓴소리도 나왔다. 박 회장은 "특별하게 어떤 것을 더 하기보다 시행 중인 것들이 잘 돌아가고 있는지 점검하는 게 중요하다. 부족한 점이 있는지 살펴보고, 세세한 부분에서 말썽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TK 지지율' 김문수·이준석 연일 상승세…이재명은?
이재명, '방탄 유리막' 안에서 유세…대선 후보 최초
1차 토론 후 이재명 46.0% 김문수 41.6% '오차범위 내'
'이재명 대세론' 역전 카드…국힘 "사전 투표 전 이준석과 단일화"
[르포] '추진력' 이재명이냐 '청렴' 김문수냐…경기도 격전지 민심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