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10곳 공약이행 최고등급…시민들 "무슨 의미?"

입력 2025-05-20 17:11:42 수정 2025-05-20 21:30:37

대구, 경북 지역 총 10곳서 최고등급 SA 획득 소식에 시민들 반응은 '글쎄'
시민들, 실질적 의미나 기준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해, 낮은 체감도, 전시행정 우려 지적도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지난 16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지난 16일 '2025 민선 8기 3년차 전국 기초단체장 공약이행 및 정보공개 평가'에 대한 최종결과를 발표하면서 대구, 경북지역 평가도 함께 발표됐다.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보도자료 갈무리

대구·경북 지역 10개 기초자치단체가 최근 전국 기초단체장 공약이행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다며 홍보에 적극 나섰지만 시민들은 무관심하다.

20일 한국 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실시한 '전국 기초단체장 공약이행 및 정보공개 평가'에 따르면 대구경북에서 SA(최고등급·총점 87점 이상)등급을 획득한 지자체는 대구 4곳(중구, 남구, 달서구, 군위군), 경북 6곳(구미, 안동, 경주, 포항, 청송, 영덕)이다.

그다음으로 높은 A등급(총점 83점 이상)을 받은 지자체는 대구 2곳(동구, 수성구)과 경북 1곳(예천군) 등이다.

이 평가는 전문가, 활동가로 구성된 평가단이 지자체로부터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1~2차 모니터링 및 평가 과정을 거친다. 평가 항목은 ▷공약이행 완료 ▷2024년 목표 달성 ▷주민소통 ▷웹소통 ▷공약 일치도 등 5개 분야이다. 등급은 'SA, A, B, C, D, F' 순으로 구성된다.

이번 평가에서 SA등급을 받은 대구경북 지자체는 전체 31곳(대구 9곳, 경북 22곳) 중 모두 10곳으로 약 32%에 해당한다. A등급까지 포함하면 무려 41%가 상위 등급이다.

문제는 상위 등급을 받은 지자체들이 성과를 강조하지만 시민들은 실질적 의미나 기준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대구시민 A(54)씨는 "구청에서 높은 등급을 받았다고 하지만 시민 입장에서는 실제로 어떤 공약이 어떻게 이행됐는지는 알기 어렵고, 그 등급이 시민들 삶에 어떤 변화를 주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라고 했다.

일부 시민들은 지자체의 공약이행 평가 기준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고, 받은 등급도 부풀려진 게 아니냐는 의문마저 갖고 있다. 일부 시민은 "'SA'와 'A' 중 어떤 것이 더 가치가 있는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또 지자체가 실질적 성과보다는 평가 기준 맞추기용 공약 이행에 집중하면서 전시행정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각 지자체가 '잘한 점' 또는 '공약 이행한 부분'을 중심으로 정량화된 높은 등급만 강조할 뿐, '낮은 등급' 또는 '미이행된 공약에 대한 이유', '공약 실천에 따른 피드백' 등에 대해서는 홍보하지 않아서다.

경북에 거주하는 B씨는 "각 기초자치단체들이 시민들이 체감하는 공약 이행보다는 높은 등급 점수만 강조하고, 이행된 공약에 대해 자화자찬 식으로 언급하는 경우가 많다"며 "시민이 공감하지 못하는 공약이행 및 정보공개 평가 결과 및 발표가 지역 사회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