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가장 보수다운 후보"라는 김상욱, 과거 李 맹공발언 소환…정체성 논란

입력 2025-05-16 10:37:41 수정 2025-05-16 11:43:09

국민의힘을 탈당한 무소속 김상욱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하기 위해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을 탈당한 무소속 김상욱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하기 위해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상욱 무소속 의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지 선언을 한 가운데 김 의원이 과거 이 후보를 향해 쏟아냈던 날 선 비판이 재소환되고 있다. '포퓰리즘' '헌법 가치 파괴' 등 이 후보에 대해 맹공을 가해왔던 김 의원은 "알고 보니 이 후보에 대해 내가 오해하고 있었다"는 취지로 말을 바꿨다.

김 의원은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의 기준에 따라 평가하더라도 가장 보수다운 후보"라며 이 후보 공식 지지 선언을 했다. 앞선 8일에는 "극우 보수와 수구 보수가 아닌 참 민주 보수의 길을 걷겠다"며 국민의힘을 탈당했는데 또다시 파격적 행보를 보인 것이다.

김 의원의 탈당에 이은 이 후보 지지 선언을 보고 정치권 일각에선 뒷말이 나오고 있다. 이 후보를 향해 그가 했던 과거 발언 때문이다.

김 의원은 이 후보를 일컬어 '가장 보수다운 후보'라고 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이 후보가 민주당의 정체성을 '중도보수'라고 규정한 것과 관련 두 달 전 KBS에 출연해 "대통령이 되겠다는 자체가 목적이 돼서 다 주워 담겠다가 돼버리면 그건 좀 옳은 방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지나치게 정치공학적이다. 대한민국 정치의 건강함을 위해서는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을 탈당하며 "보수는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자유롭고 개방적이고 포용적이면서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수호해 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랬던 그지만 김 의원은 지난해 8월 이 후보의 시대정신으로 불리는 '전국민 25만원 지원법'이 발의되자 "이재명의 '현금살포법안'은 이 땅에 포퓰리즘의 씨앗을 뿌리고 헌법 가치를 파괴한다"며 "독재와 부패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한 바 있다.

헌정질서를 수호해 가는 것이 보수라고 외친 김 의원은 지난 1월20일 MBC '시선집중'에 출연해선 "이 대표가 재판을 회피하고 시간을 끄는 것은 비난 받아야 될 부분이다. 국민들이 정확하게 보고 있고 나중에 행동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말을 하고 넉 달만에 이 후보를 가장 보수다운 후보라고 평가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나도 한때는 프레임에 갇혀 이재명을 막연히 나쁜 사람으로 보고 본질을 보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주간 이재명의 과거를 살펴보며 제가 오해했던 것이 상당함을 알게 돼 상당히 미안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아마도 '보수 진영'에서 자주하는 프레임 공격 인신 공격 때문이었던 것 같다"며 "프레임 공격 인신 공격 등은 비겁하고 잘못된 정치적 방법이라 생각한다. 정치 행위와 무관한 개인사에 대한 뒷조사와 이를 이용한 인신공격성 행위 역시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이 후보는 김 의원이 지지 선언을 하자 과거 발언과 무관하게 긍정적인 화답을 보냈다. 이 후보는 "감사하게 생각하고 우리 당에 입당해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곧 이 후보 유세차에 올라 지지 연설을 할 예정이다.

16일 전북 익산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지 유세에 참여한 김상욱 의원. 유튜브 갈무리
16일 전북 익산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지 유세에 참여한 김상욱 의원. 유튜브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