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6년 이상 부착…"구청 정말 몰랐나" 의심도
건물주 "행정복지센터 측과 서로 양해 봐주던 것"
서구청 "정확한 경위 파악 어려워…재발 방지하겠다"
대구 서구의 한 행정복지센터 외벽에 옆 건물 병원 간판이 수년간 붙어있다 최근 민원이 제기되면서 철거된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 건물의 주인은 전 구의원이자 지역 당협 수석부위원장인 A씨, 병원장은 A씨 사위인 것으로 확인됐다.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A씨와 사위는 2010년대 말 병원 개업 이후 건물과 인접한 평리1동 행정복지센터 외벽에 '정형외과' 글씨를 부착하고, 이를 사실상 간판처럼 활용했다.
글씨는 최소 6년 이상 별다른 제지 없이 붙어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던 이달 초 한 주민이 민원을 제기하면서, 평리1동 행정복지센터는 지난 7일 글씨를 제거했다.
평리1동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구체적인 위법사항을 따질 것도 없이, 부착된 일 자체가 부적절하다 여겨 바로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A씨가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공공건물을 사적으로 이용했고, 구청은 이를 방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A씨는 제4대(관선) 서구의원을 역임한 뒤 현재 국민의힘 서구 당원협의회에서 수석부위원장과 후원회장 등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건물 인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평범한 주민들이라면 공공건물에 간판을 붙일 생각이라도 해봤겠느냐"며 "공무원들이 본인 뜻을 거스르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던 건 아닌가. 구청이 정말 몰랐던 건지도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A씨는 이 같은 지적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건물 옆에 행정복지센터가 지어질 때부터 측량 등 여러 편의를 제공했고, 이후 고마움을 표한 동장 등에게 양해를 구해 간판을 부착했다는 것이다.
A씨는 "병원 영업이 생각보다 잘 되지 않아 여러 방법을 동원했던 것"이라며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곧바로 간판을 철거했다.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준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서구청은 A씨가 당시 협의했다고 주장한 직원들이 모두 퇴임한 상태라며, 간판 부착·방치 경위를 정확하게 확인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구청 관계자는 "앞으로 유사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동 청사 지도 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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