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이준석만 남는구나"

입력 2025-05-10 09:03:21 수정 2025-05-10 11:51:36

계엄 이어 단일화 내홍 이어진 국민의힘 가리켜 "보수 레밍정당 소멸돼 없어진다"
이준석 댓글로 화답 "젊은 세대 바라는 새로운 정치가 저희의 소명, 미국 안녕히 다녀오시라"

지난 2023년 8월 30일 당시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대구 달서구 두류야구장에서 개막한
지난 2023년 8월 30일 당시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대구 달서구 두류야구장에서 개막한 '2023 대구치맥페스티벌'에서 만나 건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전 대구시장 페이스북
홍준표 전 대구시장 페이스북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후 탈당한 데 이어 미국행을 선언, 이와 함께 최근 국민의힘에서 이어지고 있는 '김문수 대 쌍권' 및 '김문수 대 한덕수' 구도의 '단일화 내홍' 사태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를 언급했다.

당적이 없어 정치적 발언은 물론 운신의 폭도 한층 넓어진 홍준표 전 시장의 이준석 후보 언급이 그의 향후 정치적 행보와 어떤 연결고리를 가질지 시선을 모은다.

▶홍준표 전 시장은 10일 오전 8시 56분쯤 페이스북에 "한×이 계엄으로 자폭하더니, 두×이 후보 강제교체로 파이널 자폭을 하는구나"라고 적었다.

'x'는 비속어 표현인 '놈'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어 '한x'는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해 탄핵 사태를 만들고 결국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가리키는 맥락, '두x'는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한덕수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를 압박하고 결국 '후보 교체'라는 강수를 둔 국민의힘 지도부 '투톱'이자 '쌍권'으로 불리는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를 지칭하는 뉘앙스이다.

홍준표 전 시장 글 수정을 통해 "이 세×들 미쳐도 좀 곱게 미쳐라"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페이스북
홍준표 전 대구시장 페이스북

합쳐서 '세x'에 대한 언급은 홍준표 전 시장이 지난 8일 오후 11시 3분쯤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한 바 있다. 그는 "3년 전 두 놈이 윤석열이 데리고 올 때부터 당에 망조가 들더니, 또다시 엉뚱한 짓으로 당이 헤어날 수 없는 수렁으로 빠지는구나"라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이어 홍준표 전 시장은 "이로써 한국 보수 레밍정당은 소멸돼 없어지고, 이준석만 남는구나"라고 국민의힘을 레밍떼에 에 비유해 비판하면서, 국민의힘 출신(초대 당 대표)이며 범보수 진영에 포함되는 이준석 후보에 대한 일종의 '보수 적자'로서의 기대감을 남겼다.

레밍(나그네쥐)은 홍준표 전 시장이 자주 쓰는 키워드이다. 떼를 지어 무작정 몰려다니다 땅 끝 절벽에서 바다로 빠져 익사하는 이야기를 비유에 쓰는 것.

한 예로 홍준표 전 시장은 지난 20대 대선 경선 참가를 앞둔 국회의원(대구 수성을) 시기였던 2021년 8월 15일 오전 10시 5분쯤 페이스북에 대권 도전을 선언하고 입당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에 몰려든 인사들을 가리킨듯 '레밍 정치'라는 표현을 써서 "스스로 계파 졸개로 전락하는 일부 의원들을 보면 참으로 측은하다. 경선 후유증을 생각하면 그러한 레밍 정치는 참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준석 후보는 홍준표 전 시장이 글을 쓰고 2분 만인 오전 8시 58분쯤 "대표님. 젊은 세대가 바라는 새로운 정치의 열망을 만들어내는 길이 이제 저희가 실현해야 할 소명인 것 같습니다. 미국 안녕히 다녀오십시오"라는 댓글로 화답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페이스북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댓글
홍준표 전 대구시장 페이스북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댓글
이기인 개혁신당 수석최고위원 페이스북
이기인 개혁신당 수석최고위원 페이스북

▶한편, 이준석 후보는 이날(10일) 대선 후보 등록을 하고 첫 일정으로 '보수의 심장' 대구를 찾는다.

오후 1시 20분부터 매일신문과 'Y Live(와이 라이브)'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오후 2시 30분부터는 대구 동성로의 대표적 약속 장소인 구 중앙파출소(중파) 앞에서 대구 시민들과 만남의 시간을 갖는다.

마침 대구에서는 현재 동성로 축제(5월 9~11일)가 한창 열리고 있어, 현장에 인파가 몰리고 있고, 이에 좀 더 많은 유권자들과 접촉할 수 있는 일정을 잡은 '묘수'가 엿보인다.

대구가 텃밭인 국민의힘은 이날 김문수 후보 취소 사태(재선출 절차 진행)에 따라 김문수 후보는 물론, 갓 입당한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역시 대구행은 생각도 하기 힘든 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