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월한방병원 달서 김도형 병원장
날씨가 따뜻해지는 계절이 다가옴에 따라 다이어트를 다짐하고 실행에 옮기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운동, 식이, 약 처방 등을 직접 경험해본 경우가 많을 것이다. 특히 다이어트에 돌입한 경우 관련 한약에 대한 관심도 많기 때문에, 다이어트 한약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다이어트 한약=모두 마황이다?
다이어트를 위해 한약을 찾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다이어트 한약=마황'이라는 오해가 자연스레 따라붙고 있다. 마황의 성분은 에페드린이라는 자극적인 이야기들이 퍼지면서, 다이어트 한약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이 사실이다. 과연 이 오해는 어디까지 사실일까?
한약은 단일 약재만 사용하지 않는다. 보통 하나의 한약 처방에는 8~15가지 한약재들이 포함되며, 사용 가능한 약재 용량에 대해 문헌적으로, 임상적으로 밝혀진 바에 따라 엄격하게 그 기준에 맞춰 처방을 하게 된다. 따라서 '다이어트 한약은 마황만을 쓴다'고 하는 얘기는 오해이다.
마황은 예로부터 기침, 천식, 몸살 등에 사용되어 온 약재이다. 약국에서 감기약으로 파는 '갈근탕'에도 마황이 들어간다. 다이어트 약으로 약국에서 팔기도 하고, 일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유명한 변비약인 '방풍통성산'에도 마황이 들어간다. 허리 통증 및 소화불량에 쓰이는 '오적산'이라는 유명한 보험 한약제에도 마황이 들어간다.
갈근탕에 쓰이는 마황은 계지라는 약재와 합해지면 체표 순환을 증진시켜 땀을 내고 체온을 떨어뜨려 감기를 낫게 한다. 방풍통성산의 마황은 석고나 황금으로 부작용을 줄이며, 다른 약재들과 체수분 순환을 도와준다. 오적산의 마황은 작약과 합쳐져 신체 통증을 줄여준다. 이렇듯 마황과 어떤 한약재가 배합되느냐에 따라 약의 방향성이 달라지고 투약시 부작용을 잡아줄 수 있다.
다이어트 한약에도 마황이 대부분 포함되지만, 이것이 다이어트 한약의 전부는 아니다. 실제로 한의학에서는 체질, 생활습관,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다양한 약재를 함께 배합하여 처방한다. 마황은 그 중 하나일 뿐이며, 전부가 아니다.
한편, 마황이 에페드린을 함유하고 있는 약재는 맞다. 하지만 다이어트 한약이 오롯이 마황만이 아니듯, 마황이 오롯이 에페드린으로만 구성된 약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여러 성분 중 마황 속에는 에페드린이라는 성분이 포함된 것이며, 천연물에서 추출된 성분으로 용량이 제한되어 있고, 다른 성분들과 배합되어 복합적인 약효를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마황에서의 에페드린은 식욕 억제, 기관지 확장, 발한 작용 등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해당 목적에 맞게 약재를 사용할 수 있다.
아울러 마황 이외에도 증상과 체질에 따라 흔히 말하는 '보약'에 분류되는 약재도 다이어트 한약으로 쓸 수 있다. 다이어트약에 자주 들어가는 약재 '마황'은 태음인의 보약에 해당한다. 태음인은 대사가 떨어져서 생기는 병이 많으며, 살이 많이 찌는 체질이다. 그래서 마황을 태음인이 먹으면 기운이 나고 땀이 나면서 몸이 가벼워진다. 하지만 이 마황을 소양인이나 소음인에게 용량을 과하게 쓸 경우 교감신경이 항진돼 불편감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체질에 따라, 체격에 따라 이 용량을 조절한다.
소음인은 위장이 약한 경우가 많으며, 체격도 왜소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대 사회의 풍부한 음식으로 살이 찔 수도 있으며, 소음인들도 다이어트 약을 찾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소화기를 회복시켜주는 백출, 인삼, 황기와 같은 약재들이 포함되는 것이 좋다. 한약이라고 하면 보약이라 생각하며 살이 오히려 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으나, 위장 기능이 정상적으로 움직이게 되면 오히려 붓기가 빠지면서 살이 빠진다.
◆다이어트 한약=간기능을 나쁘게 한다?
다음으로 다이어트 한약에 관해 많이 퍼진 오해는 '간기능을 나쁘게 한다'는 이야기다. 이는 다이어트 한약 뿐 아니라, 진료 일선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필자는 통칭으로 지칭함으로써 생기는 오류라고 환자분들께 설명을 드린다. 간독성을 가지는 한약도 있는 반면, 간기능을 회복시키는 한약도 있기 때문이다.
즉, 우리가 병원에서 처방 받는 약 들은 소화제, 진통제, 혈압약, 당뇨약으로 부르지만 이를 통칭해서 '양약' 혹은 '신약' 등으로 부르진 않는다. 따라서 '어떤 약은 간 독성이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합당하다. 그러나 유독 한약에 대해선 '특정 한약재가 문제이다'가 아닌, '한약은 그 자체로 간 손상을 일으키는 것이 아닌가'란 인식이 만연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편의점에 파는 숙취해소제는 한약 성분으로 되어 있다. 간의 피로도를 개선하는 약효를 지닌다. 모든 한약이 간 독성을 일으킨다면, 편의점에서 파는 숙취해소제는 사회의 큰 이슈가 되어 시장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또한 간수치를 상승시키는 원인 중 하나인 지방간은, 비만인들이 많이 가지고 있는 소견이다. 실제로 다이어트 진료를 하는 한방의료기관을 보면, 최근에는 약 처방 전 혈액 검사를 통해 간수치를 확인 후 처방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다이어트 한약 복용 후 살이 빠지면서 높았던 간수치도 정상으로 회복되는 임상 케이스들을 많이 접할 수 있으며, 그에 대한 논문도 발표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모든 한약이 그렇지만 특히 다이어트 한약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용량'과 '배합'이다. 마황은 단독 고용량으로 복용할 경우 심장박동 증가, 불면 등의 부작용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실제 다이어트 한약은 한 가지 처방이 아니라 환자의 몸 상태에 따라 마황의 용량을 조절하기도 하고, 추가적으로 같이 배합되는 약재들의 구성을 조절해 맞춤 처방을 한다. 이처럼 한의사의 진료를 바탕으로 정확한 용량과 배합으로 처방된다면 오히려 식욕 억제, 순환 개선, 기초대사량 향상 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인터넷이나 지인에게 들은 정보로 다이어트 한약을 단정 짓기보다는, 한의사의 상담과 진료를 통해 내 몸에 맞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처방을 받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수월한방병원 달서 김도형 병원장
댓글 많은 뉴스
권성동 "김문수, 알량한 후보자리 지키려 회견…한심한 모습"
국힘 "김문수 후보 선출 취소·한덕수 입당 및 후보등록 진행"
한덕수 "김문수, 약속 지켜야…사실 아닌 주장 계속되면 바로잡을 것"
한덕수 전 총리, 국민의힘 전격 입당…"대한민국 기적 끝나선 안 돼"
김기현 "김문수, 단일화 믿은 당원에 사과해야"…"의원 20명 창당? 100% 반대" [뉴스캐비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