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지도부가 한덕수 띄우려 했다…강제 단일화 중단하라" 격분

입력 2025-05-08 09:00:12 수정 2025-05-08 09:04:20

당헌 74조 근거로 '당무 우선권' 발동 선언…"지도부가 절차 무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마련한 선거 캠프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 단일화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마련한 선거 캠프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 단일화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대통령선거 후보가 당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무소속 후보를 위한 작전이 있었다'는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김 후보는 "강제적 단일화는 곧 강제적 후보 교체이며, 법적 분쟁으로 번질 수 있는 사안"이라며 당 지도부를 향해 단호한 어조로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는 회견 모두발언에서 "전당대회 이후 단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며 "승리의 기쁨도 잠시, 내가 마주한 현실은 나를 끌어내리려는 지도부의 작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결정적인 사실을 어제 확인했다"고 밝히며, 자신의 대선후보 당선 이후 지도부의 움직임을 문제 삼았다.

그는 "정당 민주주의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핵심인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민주주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힘 지도부에 묻고 싶다. 왜 무소속 한덕수를 위해 당선된 김문수를 끌어내리려 하느냐"고 반문했다.

김 후보는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가 지도부와 사전에 교감했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한덕수는 이런 시나리오를 알고 있었기에 무소속으로 등록했는가"라며, "국힘 지도부는 이미 무소속 후보를 위한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선 후보들은 장식용이었느냐"며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또한 김 후보는 "한덕수는 지도부가 시키는 대로 한다고 한다. 이런 강압적 단일화는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며, 단일화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단일화는 시너지가 있어야 한다. 각 후보가 일주일간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하고, 다음 주 수요일 토론회를 가진 뒤 목·금요일에 여론조사를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기자회견에서는 당헌 제74조를 언급하며 '대선 후보의 당무 우선권'을 발동하겠다고도 밝혔다. 김 후보는 "현재 진행되는 강제 단일화는 당헌에도 위배되는 행위"라며 "지도부는 김문수를 끌어내리려는 시도에서 즉시 손을 떼라. 나는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이날 오후로 예정된 후보 간 토론회에도 불참 의사를 밝혔다. 그는 "당일 일방적으로 정한 토론회는 불법이라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한덕수와 함께 나라를 살리기 위한 노력은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발언 말미에 "당원 동지 여러분, 국민 여러분 지켜봐 달라. 부끄럽고 참담하지만,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대통령선거에서 이기겠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반민주적이고 강압적인 폭거를 막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문수 후보는 "나는 정정당당한 대통령 후보이며, 싸울 줄 아는 사람이다"고 강조하며, 회견을 마무리했다.

이하 김문수 후보 기자회견문 전문

[김문수 후보 기자회견문]

안녕하십니까? 국민의힘의 대통령 후보 김문수입니다.
5월 3일 전당대회 이후 저는 하루도 마음 편한 시간이 없었습니다.

승리의 기쁨도 잠시, 제가 직면한 것은 대통령 후보로 당선된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려는 당 지도부의 작업이었고 그 결정적 사실은 어제 밤 늦게 확인되었습니다.

저는 민주주의를 위해 일생 동안 싸워왔습니다.
정당민주주의는 우리 헌법에서 가장 중요한 민주주의 아닙니까?
그런데 우리 앞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 안타까운 사태는 민주주의가 아니지 않습니까?

국민의힘 지도부에 묻고 싶습니다.
본선 후보등록도 하지 않겠다는 '무소속' 후보를 위해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한덕수 후보께 묻고 싶습니다.
이런 시나리오를 사전에 알고 계셨습니까?
그래서 우리 당의 치열한 경선이 열리고 있을 때 대행직을 사임하고 무소속 후보로 등록한 것입니까?

국민의힘 지도부는 사전에 계획한 듯 후보 등록도 하지 않겠다는 무소속 후보를 위한 선대위를 꾸리고 있었습니다.
경선 후보들은 들러리였습니까?
한덕수 후보는 당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합니다.

이런 식의 강압적인 단일화는 아무런 감동도 서사도 없습니다.
단일화는 시너지가 있어야 합니다.
시너지와 검증을 위해 일주일간 후보들은 선거운동을 합시다.
다음주 수요일에 방송토론, 목요일과 금요일에 여론조사를 해서 단일화 합시다.

지금 이대로 가다가는 공멸의 길입니다.

단일화를 해 봤자 국민들의 지지를 얻지도 못합니다.

저 김문수는 당 지도부에 요구합니다.
이 시간 이후 강제 후보단일화라는 미명으로 정당한 대통령후보인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에서 손 떼십시오.
저는 어떤 불의에도 굴복하지 않겠습니다.
지금 진행되는 강제단일화는 강제적 후보교체이자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이기 때문에 법적인 분쟁으로 갈 수 있습니다.
즉시 중단하십시오.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의 자격으로 당헌 제74조의 당무우선권을 발동합니다.
현 시점부터 당 지도부의 강압적 단일화 요구를 중단하십시오.
그리고 이재명의 민주당과 싸움의 전선으로 나갑시다.

저는 후보의 동의를 받지않고 당이 일방적으로 정한 토론회는 불참하겠습니다.
그리고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그러나 저 김문수는 이 시간 이후에도 한덕수 후보와 '나라를 구하기 위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계속할 것입니다.

당원동지 여러분, 그리고 국민여러분 지켜봐 주십시오.
저는 정말 부끄럽습니다.
이 나라를 살아갈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대통령 선거를 승리하겠습니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해 이 사태를 막아내겠습니다.

저 김문수, 정정당당한 대통령 후보입니다.
싸울 줄 아는 후보입니다.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

2025년 5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