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보수·국민의힘 개혁…제가 맨 앞에 서겠다"

입력 2025-05-07 17:56:15

'단일화 내홍', "우리끼리 상투 붙잡고 드잡이, 내려갈 바닥도 더 없어"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김문수 후보가 선출된 가운데 한동훈 후보가 승복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김문수 후보가 선출된 가운데 한동훈 후보가 승복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김문수 후보에 밀려 떨어진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는 7일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과 지지자들을 향해 "보수와 국민의힘을 개혁하자"고 말했다.

이날 한 전 대표는 여의도 대선 캠프 해단식에서 "여러분과 함께 맨 앞에서 어려운 시기를 함께 겪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해단식에는 캠프에서 활동했던 친한계 의원 10여명과 지지자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대표는 "지금 보수와 국민의힘이 겪고 있는 이 상황에 대해 여러분이 정말 안타까워하시고 힘들어할 거라 생각한다"며 "제가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는 김문수 대선 후보와 당 지도부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문제를 놓고 내홍을 겪는 상황을 두고 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한 전 대표는 "우리가 이렇게 바닥을 보이고 있을 때 다시 치고 올라갈 수 있다. 내려갈 바닥도 더 이상 없다"며 "국민의힘 책임당원에 가입해달라. 그 힘으로 보수와 국민의힘을 개혁하고 대한민국을 더 좋은 나라로 만들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한 전 대표는 지난 5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누가 '당신은 조금 쉬어도 된다'고 했는데, 저는 그럴 생각이 없다"며 "지금 나라가 위기에 빠졌을 때 더 많은 보수 정치인이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진영의 이익이 아니라 국민과 나라를 위해 정치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이제는 아실 것"이라며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선 후보 최종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대선 이후에도 자신의 정치적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캠프 정무전략총괄위원장을 맡았던 김성원 의원은 "상호가 '대통령'이란 곳에서 한 전 대표와 오찬을 했다"며 "'한동훈 대통령'이 될 때까지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해단식 후 취재진에게 김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직 제안을 거절한 데 대해 "백의종군하겠다"며 "당을 위해 할 수 있는 걸 다할 것이고, 책임당원 배가운동도 그런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 첫 공판이 대선 이후로 연기된 것을 거론하며 "독재국가가 우리 눈앞에 와있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법원이 이재명 민주당의 겁박에 굴욕적인 기일 변경을 했다"며 대통령이 되면 공판절차를 정지시키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민주당이 이날 법사위에서 단독 처리한 것과 관련해서도 "위헌인 법을 만들어 재판을 멈출 수 있을지는 몰라도 죗값으로부터 영원히 도망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꼴을 두고만 볼 것인가"라며 "이 상황에서도 우리끼리 상투 붙잡고 수염 잡아 뜯으면서 드잡이할 정신이 있나. 국민들 보기에 부끄럽고 죄송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끄럽고 죄송하지 않다면 계속 그렇게 안에서 싸우라"며 "저는 우리 국민을 위해, 대한민국을 위해 이재명 독재와 계속 싸우겠다. 저는 계속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