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시계 째깍째깍…"대구에서 손잡으면 끝난다"
한덕수 제21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는 6일 오전 관훈토론회를 마친 뒤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의 회동을 예고 했다.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 정치권의 시선이 쏠렸지만, 정작 그의 발걸음이 향해야 할 곳은 따로 있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후보 간 대선후보 단일화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5일 입장문을 통해 당 지도부와 면담 사실을 공개하며 당무우선권을 전면에 내세웠고, 단일화 논의의 전제 조건으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등 구체적 요구 사항을 밝혔다.
지도부는 일부 수용 입장을 보이며 양측 갈등을 봉합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문수 후보는 6일 오전 경북 영덕을 시작으로 포항, 경주, 대구 등지로 이어지는 강행군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산불 현장, 죽도시장, APEC 준비지원단, 동성로 유세까지 일정은 촘촘하게 짜여 있다. 지역 정서와 밀착한 행보를 통해 보수 핵심 지지층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는 모습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같은 김 후보의 움직임을 단일화 협상의 '무언의 메시지'로 해석하고 있다. 한덕수 후보가 진심으로 단일화를 원한다면, 더 이상 서울에서 머뭇거릴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여의도 정치문법을 넘어, 대선 지형이 움직이는 현장으로 직접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문수 후보는 이미 '당무우선권'을 내세우며 단일화의 전제 조건을 명확히 제시했고, 현장 일정을 통해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며 "지금 이 시점에서 아쉬운 쪽이 움직여야 하는데, 그건 분명히 한덕수 후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일화의 키는 이미 김 후보가 쥐고 있다. 한 후보가 진정성을 보이려면 지금 당장 대구경북으로 내려가 김 후보를 직접 찾아야 한다"며 "전화를 기다리기보다 먼저 문을 두드리는 것이 정치적 예의이자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보수계 전직 의원은 "당 내 다수 의원들이 '한 후보와 단일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한 후보는 자신이 후보가 되려는 목적이 단일화에 있다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김 후보가 머무르고 있는 지역에 내려가 직접 찾아가야 한다. 그것이 최소한의 자세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민의힘 지도부는 오는 10~11일 전당대회를 예고하며 단일화 시한을 사실상 못 박은 상태다. 물리적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는 점에서, 단일화 협상은 이제 '누가 먼저 움직이느냐'의 문제로 좁혀지고 있다.
김문수 후보가 '조건'을, 당이 '틀'을 마련한 상황에서, 남은 것은 한덕수 후보의 결단뿐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 후보 캠프 관계자 역시 "후보 단일화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기구 설치를 요청한 것일 뿐"이라며 "이 사무총장이 후보가 당헌·당규 위에 군림하려 한다는 식의 발언은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양측의 대립이 강경해지는 만큼, 중간 지점을 찾기 위한 정치적 상징 행보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날 한덕수 후보는 서울 시내에서 하루 일정을 소화하며 기존의 메시지를 반복하는 데 그치고 있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하루 동안 다섯 지역을 둘러보는 일정을 소화하며 지역 민심을 직접 챙기고 있다.
같은 날, 너무 다른 행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단일화는 입장문이나 기자회견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며 "한 후보가 진짜 단일화를 원한다면 지금 당장 대구행 KTX 기차표를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원들 사이에서는 "두 후보가 대구 동성로 무대 위에서 손을 맞잡고 높이 들어 올리는 장면이 연출된다면 단일화 효과는 배가 될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한 당원은 "국민도 그런 모습을 기다리고 있다. 누구보다 절박한 사람이 먼저 대구로 내려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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