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의총서 "김문수, 韓과 단일화 조속히 일정 밝혀야" 의견 모아

입력 2025-05-05 20:39:19 수정 2025-05-05 23:51:25

김문수 "중앙선대위 구성해야 단일화", 국힘 비대위 논의 돌입할 것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5일 의원총회를 열고 대선 승리를 위해선 김문수 당 대선후보와 한덕수 예비후보(무소속)의 단일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뜻을 모았다. 이에 김 후보에게 조속히 단일화 일정을 밝혀주기를 주문하는데 의견을 합치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8시 김문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의 단일화를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시작했다.

의총에서 지도부는 범보수 진영의 '반(反)이재명 빅텐트'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김문수 당 대선 후보를 향해 조속한 단일화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 후보가 당 후보로 선출되고서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와의 단일화에 미온적인듯한 기류가 감지되자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압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의총은 대선 후보를 선출한 5·3 전당대회 이후 첫 의총인 만큼 김 후보와의 상견례가 이뤄져야 했지만 김 후보는 의총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대법원장 탄핵 검토 등을 비판하며 "이런 세력이 집권하면 이 나라가 어찌 될지 상상하기도 끔찍하다"며 "이번 대선에 우리 국민과 이 나라의 운명이 걸려 있다. 그런 만큼 지금은 대의에 따르는 모두가 하나로 뭉칠 때"라고 말했다.

모두발언을 이어간 권 위원장은 "앞으로 4∼5일 안에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고 단일화 동력을 더 크게 키워야만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그러나 우리 주위에 '시간을 끌면 우리 편으로 단일화될 수밖에 없다'며 안이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패배하면 국민의 삶과 이 나라의 미래는 어떻게 되겠나. 보수 공멸, 대한민국 폭망의 책임을 우리 모두가 오롯이 짊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당 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후보의 입장이 충분히 이해된다"면서도 "우리 당원들과 국민들께서 김 후보님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내준 이유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 있다"고 직접 김 후보를 겨냥했다.

이어 권 위원장은 "(김 후보는) 경선 초반부터 흔들림없이 단일화 주장한 후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며 "(한 후보를) 즉시 찾아뵙고 신속공정한 단일화를 성사시킬 거라 약속했던 경선 과정에서 다짐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은 당과 나라의 미래, 국민의 삶만 생각하며 모든 걸 내려놓을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성동 원내대표 역시 모두발언에서 "오는 12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며 "우선 빅텐트에 동의하는 후보들부터 먼저 단일화를 이루고 점차 세력을 확장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승리하기 위해선 모두가 하나로 뭉쳐야 한다"며 "지금 당 밖에도 물줄기가 있다. 이젠 각기 흐르던 물줄기를 하나의 강물로 모아야 할 때"라고 전했다.

권 원내대표는 또 "선거에 아름다운 패배는 존재하지 않는다. 승리를 위한 단일화의 길을 가야 한다"며 "이제는 어떻게 하나가 될 것인가를 고민하고 지체없이 행동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김 후보가 한 후보뿐 아니라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상임고문까지 포함해 단일화해야 한다고 밝힌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늦어도 오는 11일 전에 한 후보와의 단일화를 우선 완료한 뒤 다른 세력과의 연대를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총을 마친 뒤 "두 후보의 단일화와 조속한 일정 조율을 의원들이 공통적으로 요구했다"며 "다만 의총에서는 단일화를 촉구하는 내용의 입장문을 채택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지나치게 후보를 압박하는 것으로 보이는 게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 있어 보류됐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왼쪽)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봉축법요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왼쪽)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봉축법요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김문수 후보도 이날 의총 진행 중간 회의장을 나선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과 면담을 진행하고 당무우선권 존중과 자신이 지명한 당직자 임명, 중앙선대위 즉시 구성 등의 단일화 선결 조건을 제시했다.

박 원내수석은 "(김 후보의 선결 조건에 대해) 곧이어 비대위원회의가 열릴 예정"이라며 "김 후보가 말씀한 사항에 대해 가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권 위원장 등 지도부는 김 후보를 만나 조속한 단일화를 촉구하는 당의 입장을 전했다. 박 원내수석은 "(지도부가 김 후보에게) 12일 정상적 선거운동을 위해 일정상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다는 부분을 충분히 말씀드렸고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전달했다고 한다"며 "(김 후보가) 그 부분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말씀했다고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