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책임 지겠다" 한덕수, 총리직 사퇴·대선 출마 뜻 밝혀

입력 2025-05-01 16:42:59 수정 2025-05-01 20:04:20

"협치 없으면 분열·갈등 반복될 뿐 직면한 위기 극복 이 길밖에 없다"
2일 오전 국회서 공식 선언할 듯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대국민 담화 뒤 정부서울청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대국민 담화 뒤 정부서울청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호남 출신으로 진보와 보수 정권을 넘나들며 두 차례 국무총리를 역임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사퇴했다. 그는 "오랫동안 고뇌하고 숙고한 끝에 이 길밖에 길이 없다면 가야 한다고 결정했다"며 사실상 제21대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오후 4시 정부 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통해 "저는 이제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직을 내려놓는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한 전 총리는 "대한민국이 기로에 서 있다는데 많은 분이 동의하실 것"이라며 "세계 10위권의 한국 경제가 G7 수준으로 탄탄하게 뻗어나갈지 아니면 지금 수준에 머무르다 뒤처지게 될지, 대한민국 정치가 협치의 길로 나아갈지 극단의 정치에 함몰될지 이 두 가지가 우리 손에 달려 있다"고 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마친 뒤 브리핑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마친 뒤 브리핑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함께 한 전 총리는 "표에 따라 이랬다저랬다 하는 불합리한 경제 정책으로는 우리 국익을 확보할 수 없고, 극단의 정치를 버리고 협치의 기틀을 세우지 않으면 누가 집권하든 분열과 갈등이 반복될 뿐"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는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우리는 여기서 멈출지 모른다는 절박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전 총리는 담화 말미에 사실상 대선 출마 선언으로 해석되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한 전 총리는 "제 앞에는 두 갈래 길이 놓여 있다"면서 "하나는 당장 제가 맡고 있는 중책(대통령 권한대행)을 완수하는 길, 다른 하나는 그 중책을 내려놓고 더 큰 책임을 지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 제가 해야 하는 일을 하고자 저의 직을 내려놓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국가를 위해 최선이라고 믿는 길을 어떤 변명도 없이 마지막까지 가겠다"고 밝혔다.

한 전 총리는 2일 오전 국회에서 공식적으로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총리 사임으로 다음 달 4일 새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까지 33일간 대통령 권한과 총리 직무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신한다. 최 부총리는 한 전 총리가 탄핵 소추로 직무 정지됐던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올해 3월 24일까지 대통령 권한을 대행했다.

1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국민담화 생중계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국민담화 생중계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