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9연전 승부수', 선발투수진 정비해 선두 도전

입력 2025-04-30 13:07:04 수정 2025-04-30 13:27:49

2위 삼성, 9연전 통해 1위 LG 자리 노려
좌완 이승현 복귀, 정민성은 임시 선발로
6선발 체제 가동해 9연전 고비 돌파 시동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29일 인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를 승리로 이끈 뒤 마운드에 모여 자축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29일 인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를 승리로 이끈 뒤 마운드에 모여 자축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사자가 갈기를 다듬고 사냥에 나선다. 삼성 라이온즈가 선발투수진을 정비, 2025시즌 KBO 프로야구 선두 자리를 노린다. 빡빡한 일정을 고려해 선발투수진을 두텁게 하면서 상승세에 탄력을 붙일 태세다.

멀게만 보였던 정상도 가시권이다. 30일 경기 전까지 삼성은 2위. 선두 LG 트윈스에는 2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6연승을 질주한 덕분이다. 그러나 앞만 바라볼 상황은 아니다. 3, 4위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0.5, 1경기 차로 바짝 따라붙었다.

승리를 거둔 선수들을 격려하는 삼성 라이온즈의 사령탑 박진만 감독. 삼성 제공
승리를 거둔 선수들을 격려하는 삼성 라이온즈의 사령탑 박진만 감독. 삼성 제공

KBO리그는 29일부터 '지옥의 9연전'에 돌입했다. 다음달 7일까지 쉬지 않고 달려야 한다. 다들 힘들겠지만 특히 마운드가 문제. 선발투수진이 탄탄하지 않으면 버티기 어렵다. 선발이 약하면 불펜에 과부하가 걸린다. 힘이 떨어지고 부상 위험도 급격히 커진다.

'잘 나가는' 삼성도 마운드가 고민거리다. 화력은 리그 최강이다. 30일 경기 전까지 팀 홈런(39개)과 타점(169점), 득점(186점), 장타율(0.455), 출루율(0.366) 모두 1위. 하지만 마운드에 금이 가고 있다. 애초 구상한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한 상태다.

삼성 라이온즈의 데니 레예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데니 레예스. 삼성 제공

시즌 전 삼성은 탄탄한 선발투수진을 꾸렸다. 아리엘 후라도와 데니 레예스, 원태인과 새 식구 최원태, 선발 2년 차인 왼손 투수 이승현으로 이어지는 5선발 체제. 레예스가 최근 부상을 털고, 성공적으로 복귀했지만 이승현의 활약에 물음표가 달린다.

이승현은 지난해 선발 전환에 성공했다. 6승 4패, 평균자책점 4.23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4경기에 등판해 3패, 평균자책점 7.23으로 부진했다. 제구가 흔들렸다. 결국 2군행. 지난 25일 LG 2군과의 경기에서 2이닝을 던지는 등 재정비에 들어갔다.

삼성 라이온즈의 왼손 선발 요원 이승현.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왼손 선발 요원 이승현. 삼성 제공

박진만 감독은 이승현에게 다시 기회를 준다. 1일 SSG 랜더스전에 선발 등판시킬 예정이다. 자신감을 갖고 타자와 적극적으로 승부할 수 있느냐가 관건. 잠시 대체 선발 역할을 맡았던 김대호가 2군으로 내려갔다. 그래도 선발이 1명 더 필요하다.

박 감독은 "임시 선발을 쓰지 않으면 기존 선발 중 3명 정도가 4일 쉬고 5일째 들어가야 해 부담이 있다"고 했다. 선발을 5일 쉬고 6일째 등판시킨다는 게 박 감독의 구상. 휴식 없이 9연전을 치러야 하는 점을 고려해 임시로 가동하는 6선발 체제다.

삼성 라이온즈의 2년 차 신예 오른손 투수 정민성.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2년 차 신예 오른손 투수 정민성. 삼성 제공

임시 선발은 이번 주말 투입될 예정이다. 안방 대구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전이 그 무대. 현재 2년 차 신예 오른손 투수 정민성이 유력한 후보다. 박 감독은 "정민성이 퓨처스리그(2군)에서 선발 중 가장 구위가 좋고, 몸 상태도 괜찮다고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정민성은 퓨처스리그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3.58로 잘 던졌다. 특히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의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했다. 정민성 또는 다른 임시 선발이 가세, 선발 로테이션이 무리 없이 돌아가면 불펜도 부담을 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