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교 안식일은 금요일, 폭발사고 일어난 건 토요일
이란 정부 "화학물질 보관 컨테이너에서 폭발했을 가능성"
미사일 고체연료용 과염소산나트륨이 폭발했다는 주장도
26일 낮(현지시간) 이란 남동부 최대 항구인 반다르아바스 샤히드라자이 항구에서 일어난 폭발사고로 최소 40명이 숨지고 1천 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항구에 쌓인 컨테이너 2천 개도 불에 탄 것으로 조사됐다. 로이터통신,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6일 오전 11시 55분쯤 일어난 폭발음은 50km 떨어진 곳에서도 들릴 만큼 규모가 컸다.
폭발사고가 난 이란 샤히드라자이 항구는 페르시아만 호르무즈 해협의 요충지다. 인도양에서 아랍지역으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 잡아 연간 약 8천만 톤의 화물을 처리한다. 이란 해군의 주요 기지가 인근에 있으며 석유 탱크와 화학시설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번 폭발은 공교롭게도 이란이 오만에서 미국과 3차 핵 협상을 시작한 날 터졌다. 그러나 핵 협상과 폭발이 연관돼 있다는 증거는 없다. 이란 정부 당국도 테러나 군사 공격 가능성을 제기하지 않았다. 이란 정부 대변인은 "지금까지 확인된 바에 따르면 항구 한쪽에 보관돼 있던 화학물질 보관 컨테이너에서 폭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래픽] 이란 남부도시 항구 대규모 폭발 사고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26일(현지시간) 낮 이란 남부 도시 반다르 압바스의 항구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해 8명이 숨지고 750명이 다쳤다고 로이터, AP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항구 직원 규모를 고려하면 인명 피해는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yoon2@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끝)](https://www.imaeil.com/photos/2025/04/28/2025042815074757943_l.jpg)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가 2020년 발생한 레바논 베이루트 폭발 대참사와 비슷하다고 지적한다. 당시에도 6년째 장기 적재돼 있던 다량의 질산암모늄이 폭발 원인으로 지목됐던 터다. 이번 폭발사고 역시 이란 탄도미사일에 사용될 고체연료 선적과 관련한 적절치 못한 처리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와 관련 있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폭발한 것은 미사일 고체연료의 주요 성분인 과염소산나트륨"이라고 보도했다. 와이넷 등 이스라엘 매체도 지난 2∼3월 중국에서 선적된 과염소산나트륨을 가능성 있는 폭발 원인으로 꼽았다. 이런 주장들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인화성 물질을 적절한 관리 없이 항구에 대량으로 적치한 정부 당국을 향한 책임론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란 국방부는 이란 국영 TV와 인터뷰에서 "이 지역에서 군사 연료나 군사 용도로 수출입된 화물은 없다"고 밝혔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호르모즈간주 위기관리본부 특별회의에 직접 참석해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발생했다"고 질책하는 한편 "화재를 진압하고 사고 원인을 조사해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한편 1천 명이 넘는 사상자가 대거 발생한 것은 사고가 있은 26일(토요일)이 휴무일이 아니라 상당수의 일꾼들이 한창 일하고 있는 때였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슬람교를 국교로 하는 이란에서는 금요일을 안식일로 삼는 만큼 폭발이 일어난 26일이 한 주의 업무가 시작되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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