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일하다 떠난" 프란치스코 교황…66년간 쉼 없었다

입력 2025-04-26 12:50:14

프란치스코 교황. 매일신문DB
프란치스코 교황. 매일신문DB

"일하다가 죽겠다"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대로, 그는 끝까지 일손을 놓지 않았다. 교황청 국무원 외무장관 폴 갤러거 대주교는 25일(현지시간) BBC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의 마지막까지의 행보를 이렇게 회고했다.

갤러거 대주교는 인터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변의 수많은 만류에도 불구하고 업무를 줄이지 않았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교황께서는 힘없는 이들을 위해 자신이 해야 할 사명이 있다고 믿으셨다"며 "어려운 일이라도 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을 다하려 하셨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몇 년간 건강 악화에도 불구하고 공식 일정을 계속 소화해왔다. 갤러거 대주교에 따르면 교황이 마지막으로 휴가를 떠난 것은 60여 년 전으로 기억될 만큼, 삶 자체가 사명이었다.

갤러거 대주교는 "교황은 예의바르고 공감 능력이 뛰어난 인물이었지만, 동시에 스스로 분명한 뜻을 가진 분이었다"며 "주변 조언을 경청하면서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과감히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그는 또 "교황은 힘든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했다"며 "처음에는 그런 모습이 낯설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깊은 존경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직후 첫 공식 방문지로 이탈리아 람페두사 섬을 찾아 중동·아프리카 난민들을 위로했다. 이후 60여 개국을 돌며 평화와 인권을 위한 메시지를 전했다. 일부 지역 방문은 측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했다. 특히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방문 당시, 교황은 "혼자라도 가겠다"고 말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갤러거 대주교는 인터뷰 도중, 선종 2주 전 교황과 나눈 마지막 대화를 떠올렸다. "그 분은 '유머 감각을 잊지 말라'고 하셨다"며 교황의 소탈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신이 안치된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는 23일부터 25일까지 약 25만 명이 조문했다. 많은 이들이 긴 행렬을 이루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