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1부터 전면 도입된 '고교학점제'…진로·적성에 맞는 과목 직접 선택

입력 2025-04-24 17:10:20

졸업 위해 최소 이수 학점 192학점 채워야
일각선 교사 업무 가중·학생 혼란 등 지적도

대구시교육청은 24일 열린 정책설명회에서 고교학점제를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과목을 직접 선택해 학습함으로써 공부에 대한 흥미와 학습 동기를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김영경 기자
대구시교육청은 24일 열린 정책설명회에서 고교학점제를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과목을 직접 선택해 학습함으로써 공부에 대한 흥미와 학습 동기를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김영경 기자

올해 1학기부터 고등학교에서도 대학생처럼 저마다 수업을 골라 듣는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됐다. 학생 선택권을 넓히고 맞춤형 교육을 강화하자는 취지지만 제도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24일 열린 정책설명회에서 고교학점제를 통해 학생들이 주어진 과목을 학습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과목을 직접 선택해 학습함으로써 공부에 대한 흥미와 학습 동기를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과목 이수 기준에 도달한 과목에 대해 학점을 취득하는 제도다. 시교육청은 2022년부터 고교학점제 연구·준비학교의 단계적 확대를 통해 운영 기반을 조성해 왔다.

학생들은 1학년 때는 공통 과목을 중심으로 수업을 듣고 2, 3학년부터는 선택 과목(일반선택·진로선택·융합선택) 중에서 자신이 희망하는 과목들을 선택해 수강한다.

졸업을 위해 이수해야 할 최소 이수 학점은 192학점으로, 교과 174학점과 창의적 체험활동 18학점(288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과목에도 이수 기준이 생기는데 학업성취율 40%와 과목 출석률 3분의 2 이상을 충족해야 학점을 받을 수 있다.

학교는 학생들의 수요에 따라 최대한 일과시간 내 정규 시간표에 수업을 개설하고 수강 인원이 소수인 경우 '소인수 선택 과목'을 개설한다. 학교 내에 원하는 과목이 개설되지 않았다면 인근 학교 간 연계해 운영하는 교육과정인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과 실시간 쌍방향 원격 수업인 대구온라인학교를 통해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일각에선 고교학점제로 인한 교사의 다과목 지도, 학생들의 이른 진로 선택에 대한 부담감 등에 대한 지적도 제기된다.

대구 지역 한 고교 교사는 "학령인구 감소로 교사의 정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한 교사가 맡아야 하는 과목 수가 늘다 보니 업무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며 "교사 정원 부족으로 학생 수요 맞춤형 교육과정을 충분히 제공하기 어렵다고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이혜정 미래교육과 과장은 "학교 현장에서의 어려움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교사들의 다과목 지도 연수와 각종 학습 자료 제공을 통해 교사들이 공동으로 수업을 설계할 수 있는 방식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수강한 과목이 적어 취득 학점이 부족하거나, 수업을 듣더라도 학업성취율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해당 학생의 졸업 여부에 대한 구체적 지침도 아직 불분명하다.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를 통해 학업성취율 40%를 충족하지 못하는 학생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방침뿐이다.

이규원 미래교육과 장학관은 "교육부에 관련 지침을 수립해줄 것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며 "빠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엔 발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