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서해 구조물 "순수 양식시설" 재차 주장…정부 "깊은 우려"

입력 2025-04-24 12:25:10

31일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 앞에서 열린
31일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 앞에서 열린 '서해 무단 설치 중국 인공구조물 철거 촉구' 집회에서 한 참석자가 구조물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 정부가 최근 서해 잠정조치수역(PMZ)에 중국이 무단으로 설치한 구조물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가운데 중국은 "해당 구조물은 순수 양식 목적의 시설"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양국은 관련 현안에 대해 분과위원회를 신설해 세부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24일 외교부에 따르면 한중 양국은 전날 서울에서 '제3차 한중 해양협력대화'를 통해 중국의 서해 구조물과 불법조업 등 양국 현안을 다루는 '해양질서 분과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한중 해양협력대화는 지난 2021년 4월과 2022년 6월 모두 비대면으로 실시된 이후 3년 만에 열렸으며 대면으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중 간 해양 문제 전반에 대해 종합적으로 논의하는 국장급 협의체로 2019년 12월 양국 외교장관 간 합의에 따라 만들어졌다.

이번 3차 한중 해양협력대화는 강영신 외교부 동북·중앙아국장과 훙량 중국 외교부 변계해양사무국장이 양국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강 국장은 이번 회의에서 중국 측의 서해 구조물에 대한 정부의 깊은 우려를 전달했다. 더불어 우리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해양 권익이 침해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중국 측은 해당 구조물이 순수 양식 목적의 시설로서 영유권이나 해양경계획정 문제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한중은 이번 회의에서 여러 해양 현안에 대해 수석 대표 간 큰 틀에서 협의를 한 뒤 분과위에서 보다 상세한 협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분과위 2개를 신설했다.

▷서해 구조물, 불법 조업 등 양국 간 현안을 다루는 '해양 질서 분과위' ▷공동 치어 방류, 수색 구조 등 협력 사안을 다루는 '실질 협력 분과위'다. 분과위는 양국 외교부 과장 주재, 관계 부처 관계자 참여하에 사안별로 의견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앞서 중국은 서해상 한중 200해리(370㎞) 배타적경제수역(EEZ)이 겹치는 PMZ에 심해 어업 양식 시설이라며 2018년 선란 1호를 설치했다. 2022년에는 관리시설이라며 석유 시추설비 형태의 구조물을 만들었고 지난해 선란 2호까지 추가로 설치했다.

PMZ는 바다의 국경선으로도 불린다. 이 구역에선 양국 어선이 함께 조업하고 양국 정부가 수산자원을 공동 관리한다. 항행과 어업을 제외한 시설물 설치나 자원 개발 등의 행위는 금지된다. 우리 정부는 비례 대응 원칙으로 서해에 구조물 설치 등을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