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돌고돌아 '0명'…의대생 28일까지 미복귀 시 유급

입력 2025-04-16 19:52:59

내년도 모집인원 3,058명 제자리…정원 2023학년도 수준 동결
의대협 수업 참여 촉구에도 필수의료 패키지 폐기 요구

수업에 복귀하지 않은 의대생들의 유급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6일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의 모습. 의대 학장 단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에 따르면 이날까지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 울산대 등 13곳의 의대 본과 4학년 유급이 확정된다. 연합뉴스
수업에 복귀하지 않은 의대생들의 유급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6일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의 모습. 의대 학장 단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에 따르면 이날까지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 울산대 등 13곳의 의대 본과 4학년 유급이 확정된다. 연합뉴스

정부가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인 3천58명으로 되돌리는 안을 사실상 확정하고 17일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의대정원이 제자리로 돌아가더라도 의대생들을 학교로 다시 불러모으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16일 오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교육부, 복지부 등 의정 갈등 관련 정부부처 관계자들이 비공개 회의를 열고 내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전으로 되돌리는 안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 브리핑을 열고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발표할 예정이다.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은 증원 없이 2023학년도 수준인 3천58명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이는 현재 수업 거부 투쟁을 벌이고 있는 의대생들을 수업에 돌아오게 할 수 있는 그나마 유일한 명분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의대가 있는 40개 대학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도 16일 오후 긴급 회의를 열어 '내년도 모집인원 3천58명'을 확정, 이를 정부에 건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도 의대 정원과 별도로 현재 수업 거부 중인 의대생들에 대한 유급 처분 등을 학칙대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대 학장 단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는 지난 15일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에게 알립니다'라는 이름의 서신에서 "의대 학사 정상화라는 정부 목표는 확고하고, 이는 새 정부 출범과 무관함을 알아야 한다"며 각 학교별 본과 4학년 유급 예정일을 공고함과 동시에 학생들에게 수업 참여를 촉구했다.

의대협회가 공고한 본과 4학년 유급 예정일을 살펴보면 대구가톨릭대가 이미 지난 15일까지 수업에 들어오지 않을 경우 유급이 확정되는 상황이며, 경북대·영남대·계명대는 오는 28일까지, 동국대와이즈캠퍼스는 30일까지 수업에 들어오지 않으면 유급 확정이다.

연세대 의대는 16일 복귀하지 않은 본과 4학년 학생 48명에게 유급 확정 통지서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5일에는 본과 1~3학년에 대한 유급 예정 통지서도 보냈다.

의대생들의 반응은 시큰둥한 편이다. 의대생들은 의대 정원 문제를 넘어 필수 의료 패키지 전체를 폐기하거나 재논의하는 수준이 아니면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