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 후 더 몸값 높아진 오세훈?…주자들 구애 잇따라

입력 2025-04-16 17:53:04 수정 2025-04-16 21:03:33

"형님, 동생 하는 사이", "서울과 경기도는 하나"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 '인연' 강조
대선 과정에서 역할할 것이란 전망도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16일 서울시청을 차례로 방문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회동했다. 왼쪽부터 이날 회동을 마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나경원 의원, 오 시장, 안철수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16일 서울시청을 차례로 방문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회동했다. 왼쪽부터 이날 회동을 마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나경원 의원, 오 시장, 안철수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6·3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로 되레 인기가 치솟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든 주자들이 오 시장의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홍준표 국민의힘 경선 후보(이하 후보)와 만찬을 가진 오 시장은 16일에는 김문수 후보와 조찬 회동을 했다. 이날 오전 11시 20분에는 나경원 후보와 차담을 한 뒤, 안철수 후보와는 오찬을 함께 했다. 오후엔 유정복 후보도 만났다. 오 시장은 모든 후보들에게 자신의 주요 정책인 '약자와의 동행' 공약집과 USB 등을 건네며 대선 승리를 위해 애써 달라고 당부했다.

오 시장과 만난 후보들은 저마다 오 시장과의 각별한 친분을 드러냈다. 홍 후보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김대식 의원은 전날 만찬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오 시장과 홍 후보는 대학 선후배 관계고, 사석에서 형님 동생 하는 사이"라며 "지금 후보들 중에서 약자와의 동행은 홍 후보가 제일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오 시장이 '처음으로 형님 뵙고 싶었다'는 얘기도 있었다"고 했다.

이날 조찬 회동을 한 김 후보는 "오 시장이 서울시장을 할 때 제가 경기도지사를 맡았다. GTX 등 서울과 경기도는 사실상 하나"라며 서울시의 대표적인 정책을 대선 공약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나 후보 역시 "오 시장과 함께 서울을 배경으로 활동했던 정치인으로서 정책적인 교감 많이 나눴다"며 "제가 정치에 입문하게 된 동기가 '약자와의 동행'"이라고 했다.

중도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안 후보는 오 시장과 정치적인 입장이 가장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도확장성이 선거의 승패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오 시장과 뜻을 같이 했다"며 "(오 시장의) 약자 동행 정책은 제가 공약했던 안심 복지와 유사하다. 그런 것들을 충분히 녹여서 실행에 옮길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경선 주자들이 연이어 오 시장을 찾은 배경에는 '지지율 흡수'가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 시장이 갖고 있는 중도층의 표심을 흡수해 경선뿐 아니라 대선까지 효과를 보겠다는 것이다.

다만 정치권에선 오 시장이 경선 과정에선 중립을 지킨 뒤, 국민의힘 후보가 선출된 뒤부터 구체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선거에서 결국 승부처는 수도권과 서울 표심"이라며 "오 시장도 불출마를 결정했지만 이번 대선 국면에서 다른 의미로 수혜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