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내 인생 망했다. 너흰 탈조선해라" 후배들에 작심발언

입력 2025-04-15 17:51:13

명예 해군 대령인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오른쪽)이 5일 오후 대전 유성구 국군간호사관학교에서 열린 제64기 사관생도들의 졸업식 및 임관식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명예 해군 대령인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오른쪽)이 5일 오후 대전 유성구 국군간호사관학교에서 열린 제64기 사관생도들의 졸업식 및 임관식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아덴만의 영웅'으로 알려진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이 군의관 대상 강연에서 국내 의료계와 군 조직, 의료 체계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14일 충북 괴산에서 진행된 강연에서 이 원장은 "후배들한테 미안해서 해줄 말이 없다. 교장이 병원까지 찾아와서 해달라 하는데 나도 국방부에서 월급 받는 입장이라 수락했다"면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이 원장의 강연 내용은 최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국종 교수 군의관 강연 내용이라고 함'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알려졌다.

이 원장은 임진왜란, 병자호란, 6·25 등을 언급하며 "이게 수 천년간 이어온 조선반도의 DNA고, 이건 바뀌지 않는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선 반도는 입만 터는 문과 놈들이 해먹는 나라"라고 했다.

그는 강의에서 본인이 현업 시절 동료들이 외상외과를 관둔 사례를 쭉 보여줬다고 한다. 그러면서 "서울대와 세브란스 의사들과 공무원들에게 평생 괴롭힘 당하며 살기 싫으면 바이탈과 하지 마라"고 했다. 이어 "내 인생 망했다. 나랑 같이 외상외과 일하던 윤○○ 교수는 과로로 죽었다. 너희는 그렇게 되지 마라"고 했다.

국군대전병원에서 군의관 한 명이 미국의사면서 1차에 합격했다는 사실도 알렸다. 이 원장은 "내가 국군대전병원 지하창고를 독서실로 개조했는데, 정신과 군의관 한 명이 거기서 USMLE(미국 의사 면허 시험) 1차를 붙었다"며 "너무 기특해서 플랜카드까지 달아줬다. 조선에는 가망이 없으니 너희도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듯 탈조선해라"라고 했다.

이 원장은 이어 "교수들 중간착취자들 맞다. 나는 (전공의) 복귀자랑 패싸움이라도 벌어져 반 정도는 죽어있을 줄 알았는데 (전공이들이) 다들 착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귤 정도로 놀리는 것 보니 귀엽다"고 했다. '감귤'은 수련 병원으로 복귀한 전공의와 의대생을 비하해 부르는 표현으로, '감사한 의사'라는 뜻이다.

그는 현 의료체계가 전공의를 착취하는 구조라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이 원장은 "전공의 짜내서 벽에 통유리 바르고 에스컬레이터 만드는 데 돈 달라 하니까 수가 올리라하면 ×소리 취급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움집, 텐트만 있어도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면 진료 보러 온다. 서울대 병원에 대리석 안 발라도 다 기어온다"고 했다.

이 교수는 중증외상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다. 2011년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 총상을 입은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과 2017년 판문점 JSA(공동경비구역)를 뛰어넘어 귀순하다 총상을 입은 북한 병사를 살려내 주목받았다.

지난해 이 교수는 급격한 의대 정원 확대가 필수 의료 기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공식 석상에서 비판하며 "현재 의료계는 벌집이 터졌고 전문의는 더 이상 배출되지 않아 없어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