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잠룡들 '反이재명 빅텐트론' 온도 차

입력 2025-04-15 18:05:32 수정 2025-04-15 21:03:56

탄핵 찬성·반대 주자 셈법 분주…'제3지대 빅텐트' 인물 부재론 부채질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운데)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운데)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권주자들 사이에서 '반(反)이재명'을 앞세운 '빅텐트론'이 부상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대항마 자리를 두고 신경전이 예열되고 있는 가운데 탄핵 찬성·반대 주자들의 셈법이 분주해 연합 전선 구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15일 서울 마포구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재명을 이기기 위해 어떤 경우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장관은 "조금씩 다 나눠 먹으면 이재명 후보가 쉽게 당선되는 것"이라며 "선거에 이기기 위해선 다양한 방식이 필요하다. 과거 노무현-정몽준, 또는 DJP(김대중-김종필) 등이 있었고 또 여러 가지가 필요할 수 있다"며 반명 전선 구축에 힘을 실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매일신문 유튜브에 출연해 '반명 빅텐트'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다면 많은 상상을 해봐야 된다. 그리고 때로는 결단해야 된다"며 "국민들이 원하는 걸 해야 하지 않겠나.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항상 열린 마음으로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반명 빅텐트'는 중도 확장성 오세훈 서울시장·유승민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전날 출마 일성으로 언급하며 탄력을 받았다.

하지만 주자들 간 빅텐트 범위 등에 대해 합의된 의견이 없고 이 전 대표에 대항할 '최후의 1인'으로 본인을 설정하고 있어 전선 구축까지 각축전이 예상된다. 친윤·비윤으로 국민힘 내부 계파가 갈리는 데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파'와 '탄핵 반대파'로 주자들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는 점도 뚜렷한 한계다.

당내 후보가 아닌 '제3지대' 인물을 거론하는 것이 결국 당내 인물 부재론을 부채질하며 경선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출마설이 제기되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해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대행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마하지 않는다"며 "추가적인 출마설 언급은 경선 흥행은 물론, 권한대행으로서의 중요 업무 수행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경계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계열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과의 느슨한 연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로 이낙연 상임고문이 소속된 새미래민주당은 '반이재명'과 개헌을 고리로 국민의힘과의 연대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