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러운 바닥 재질 관절 건강 위협 요소
반려견의 무릎과 허리 건강, 우리집 거실 바닥에서 시작된다.
반려견을 키우는 보호자라면 하루에도 몇 번씩 보는 익숙한 풍경이 있다. 사료를 먹기 위해 달려가거나, 현관문 소리에 반가워하며 뛰어오는 반려견의 모습이다. 그러나 그 소중한 순간, 보호자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아파트의 미끄러운 바닥이다. 사람이 보기에는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마루 바닥이나 타일 바닥이 반려견에게는 관절 건강을 위협하는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특히 슬개골 탈구나 디스크, 십자인대 파열 등 정형외과 질환이 흔한 반려견에게 미끄럼 방지 매트는 단순한 편의 용품이 아닌, 꼭 필요한 건강관리 도구로 인식돼야 한다.
강아지의 다리는 사람보다 짧고 관절이 굽어 있는 구조다. 특히 슬개골(무릎뼈)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특정 품종에서는 유전적으로 불안정한 경우도 많다. 이런 상태에서 미끄러운 바닥 위를 걷거나 달릴 경우, 다리에 과도한 힘이 실리게 되고, 반복적인 스트레스는 결국 관절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바른동물의료센터 이세원 원장은 "슬개골 탈구는 소형견에게 매우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으로, 심한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할 만큼 심각한 상태가 될 수 있다. 실내에서의 환경 관리가 적절히 이뤄진다면 예방이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끄러운 바닥은 단순히 무릎 관절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다. 강아지가 달리거나 턴을 하다 넘어지면, 허리에 충격이 가해지면서 추간판 탈출증(디스크) 같은 신경계 질환도 발생할 수 있다. 나이가 많은 노령견의 경우 균형 감각이 떨어지면서 쉽게 넘어지고, 이런 외상이 만성 통증과 운동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요즘은 강아지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노령견의 삶의 질이 강조되고 있다.
많은 보호자들은 반려견이 소파나 침대에서 뛰어내리는 순간을 더 위험하게 생각하지만, 매일 수십 번 걷고 뛰는 실내 바닥은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강아지는 말하지 못하지만, 하루하루 쌓이는 미세한 충격은 어느 날 갑자기 파열이나 탈구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실제로 외과 수의사로서 진료를 하다 보면 슬개골 탈구나 전방십자인대 파열을 앓는 강아지들의 대부분이 실내 생활을 하는 반려견들이며, 상당수가 매끄러운 바닥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특히, 체중이 많이 나가는 중대형견이나 비만 반려견은 바닥에서 미끄러질 위험이 더 크며, 같은 부상의 경우 회복 속도도 느려 보호자와 반려견 모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게 된다.
그렇다면 반려견의 관절을 지키기 위한 현명한 선택은 무엇일까?
미끄럼 방지 기능을 갖춘 바닥 매트나 카펫을 설치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전용 미끄럼 방지 매트가 다양하게 출시돼 있으며, 바닥과의 밀착력은 물론 내구성, 방수성, 항균성까지 갖춘 제품들도 많아졌다. 이런 제품들은 단순히 '미끄러지지 않게' 해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강아지가 오래 서 있거나 누웠을 때 관절에 가해지는 압력을 분산시켜주는 쿠션 기능까지 제공한다.


노령견이나 관절 수술 후 재활 중인 반려견에게는 더욱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 수술 후에는 절대적인 안정과 함께 재활운동이 병행되어야 하는데, 이때 미끄러운 바닥에서는 재활 자체가 불가능하거나 추가 부상의 위험이 커진다. 보호자는 의학적 치료뿐 아니라 물리적 환경까지 함께 고려해야 진정한 의미의 '재활'이 완성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강아지를 키우는 가정에서 미끄럼 방지 매트를 설치하는 일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야 한다. 단순히 미관이나 청소 편의성만을 고려해 마루나 타일을 유지하는 대신, 반려견의 건강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때다. 매일매일 강아지가 걷는 공간이야말로, 우리가 사랑하는 반려동물이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삶의 무대이기 때문이다.
이세원 원장은 "반려견 무릎과 허리 건강은 약을 먹는 것보다 미끄러지지 않는 환경에서 시작된다. 사람도 고관절이나 무릎이 아프면 푹신한 신발과 충격 흡수 깔창을 찾듯이, 강아지에게도 그에 맞는 실내 환경이 필요하다. 보호자의 세심한 배려가 강아지의 삶 전체를 바꿀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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