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만평 대구 도심 '미군기지 이전' 어디까지 왔나…2035년까지 이전

입력 2025-04-09 05:00:00 수정 2025-04-09 09:27:56

캠프워커·헨리·조지 미군부대 이전 사업비 2조9천억원 규모
캠프조지 유치원 부지 반환 협상 난항…'조기 반환 후 환경 협의'
남부권 핵심 휴식공간 '문화공원' 준공 지연 불가피
3차 순환도로 마지막 단절구간, 반환 협상 답보 상태
47보급소 이전 사업비 최소화 관건…대구도서관 10월 개관

지난달 24일 대구 남구 봉덕동 옛 캠프워커 부지에 들어선 대구도서관과 건설 중인 3차순환도로 일대 전경.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지난달 24일 대구 남구 봉덕동 옛 캠프워커 부지에 들어선 대구도서관과 건설 중인 3차순환도로 일대 전경.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수십 년간 대구 남구 대명·봉덕·이천동 지역의 발전을 가로막아온 미군 부대 캠프워커·헨리·조지 3곳의 이전이 추진되면서, 약 29만 평에 달하는 부지가 언제쯤 시민의 품으로 돌아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구 도심 내 군부대 이전 대상은 국군 5개 부대와 함께 캠프워커·헨리·조지 등 미군 부대 3곳이다. 이 중 미군 부대가 차지하는 면적은 약 0.96㎢(29만 평)로, 이전 사업비는 약 2조9천억원에 달한다.

대구시는 도심 군부대 통합 이전을 국군과 미군 부대로 구분해 추진할 계획이다. 미군 부대 이전은 국군 부대와 마찬가지로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2035년까지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캠프조지 유치원 부지 반환, 대구대표도서관 건립, 문화공원 조성, 3차 순환도로 개통 등 미군 반환 부지 관련 사업들이 연계돼 있어, 빠른 부대 이전이 대구 전체 도시공간의 균형 발전을 좌우할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오는 6월 캠프조지 유치원 부지 반환될까

미군 부대 이전과 관련해 캠프조지 유치원 부지 반환과 활용 방안 수립도 난항을 겪고 있다. 대명동 일대 0.03㎢(1만 평) 규모의 캠프조지는 군사시설 없이, 캠프워커·헨리 근무자의 주거·복지시설 부지로 활용돼 왔다.

대구시 소유의 외인유치원 부지는 2022년 8월 반환 요청 이후, 2023년 4월 SOFA(주한미군지위협정) 과제로 채택돼 같은 해 7월부터 공동환경평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환경오염 치유 책임을 놓고 대구시와 국방부, 외교부, 환경부, 주한미군사령부 간 줄다리기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

대구시는 오는 6월을 목표 시한으로 정하고, 조속한 반환 협상을 촉구하고 있다. 시는 20년 넘게 지연된 사업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며 '조기 반환 후 환경 협의'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문화공원, 준공 지연 불가피

미군 부대 반환 부지에 조성될 '문화공원 조성사업'은 남부권 핵심 휴식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념광장과 잔디광장, 산책로, 쉼터, 녹지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공원은 대명동 캠프워커 헬기장 부지에 들어서며, 해당 부지는 1921년 일본군 경비행장으로 조성된 뒤 국군 비행장과 미군 활주로로 활용됐다. 현재 상반기 내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애초 11월 준공 계획은 차질이 예상된다.

2022년 계획 수립 후 2023년 1월 착수된 기본·실시설계 용역은 당초 2024년 2월 완료 예정이었으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와 재해영향평가 지연으로 일정이 늦어졌다. 공원 착공은 지하공영주차장 조성이 마무리돼야 가능하다. 해당 주차장 사업은 사업비 218억 원으로 지난해 6월 착공해 올해 11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대구 남구 캠프워커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 남구 캠프워커 전경. 매일신문 DB.

◆3차 순환도로 마지막 단절구간

캠프워커 반환 부지 내 3차 순환도로 중 '캠프워커 서편 도로'는 미개통 상태로 남아 있는 마지막 단절 구간이다. 3차 순환도로는 대구 외곽 25.2㎞를 순환하는 도로로, 대부분 1996년까지 완공됐지만, 중동교~앞산네거리 1.38㎞ 구간은 2000년 개통 예정이었음에도 미군 부지 반환 지연으로 남아 있다.

특히 서편 비상활주로 부지엔 외국인고등학교가 있어 반환이 쉽지 않다. 해당 부지는 2007년 SOFA 과제로 채택됐지만, 이후 협상 진전이 없다. 대구시는 지난달 캠프워커 서편 도로 편입 토지 및 지장물 보상계획을 공고하고 일부 보상에 들어갔다.

총사업비 170억원이 투입되며, 2025년 착공,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다만 부지 반환 협상에 따라 일정은 유동적이다. 한편 '캠프워커 동편 도로'(봉덕초~영대병원네거리)는 오는 8월 준공 예정이다.

◆47보급소 이전, 800억 vs 188억

캠프워커 내 47보급소는 1947년 설치된 노후시설로, 주변 주거지 미관상 주요 이전 대상이다. 그러나 기부 대 양여 사업에서 시와 미군 간 비용 격차가 문제로 떠올랐다.

대구시는 양여 재산을 188억 원 규모로 책정했으나, 미군 측은 대체 시설 조성에 800억 원(47보급소 500억원, 기타 시설 300억원)이 소요된다고 보고 있다. 비용 부담은 고스란히 대구시에 돌아간다.

시는 현행 가용 예산으로는 미군 측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부지 매각 수입만으로 이전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사업성 확보가 쉽지 않은 것도 부담이다. 개발을 위해선 주변 사유지 매입도 필요한 상황이다.

◆대구대표도서관, 10월 개관

2020년 반환이 결정된 캠프워커 헬기장 부지에는 '대구대표도서관'이 건립 중이다. 총사업비 585억 원이 투입돼 2022년 3월 공사에 착수했고, 지난해 12월 준공됐다.

도서관은 올해 10월 말 개관을 앞두고 현재 내부 인테리어와 운영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 1월부터 실내외 환경 조성과 ICT 기반의 스마트도서관 시스템 구축이 진행 중이며, 시는 지난달 홈페이지 구축 용역 발주 등 각종 조례 및 운영 규정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미군 부대 이전 단계에 맞춰 반환부지 관련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