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직접 협상'…이란 "오만 끼고 간접 대화"
미국, 이스라엘에 사드 지원…이란 공습 염두에 두나
미국과 이란이 비핵화 협상을 시작했지만 협상 방식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이 며칠 내로 이란과 '직접 협상'을 한다고 발표하자, 이란은 오만을 중간에 둔 '간접 협상'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이스라엘에 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지원해 이란 공습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이란은 핵무기 가질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비핵화 문제를 놓고 이란과 직접 대화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방미 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취재진으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고 "우리는 이란과 직접 대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토요일(12일)에 계속될 것이다. 우리는 매우 큰 회담을 한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가 실패하면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파괴하기 위한 군사 행동을 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질문에 "만약 대화가 성공적이지 않다면 이란은 큰 위험(great danger)에 처할 것으로 나는 생각한다"이라며 이란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그것은 복잡한 공식이 아니다.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 그것이 전부"라고 부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서신을 보낸 사실을 소개하며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이란과의 대화를 제안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이날 미국 행정부에서 핵 기술 주무 부처인 에너지부의 크리스 라이트 장관이 중동 순방에 나섰다. 라이트 장관은 9일부터 아랍에미리트(UAE)를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를 방문하는 등 중동 3개국을 약 2주에 걸쳐 순방한다. 에너지부 소식통은 라이트 장관이 일부 국가들의 지도자들과 만날 예정이라고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미국-이란 직접 대화 사실을 공개하고 글로벌 석유 가격이 거의 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가운데 이번 순방이 이뤄지는 점도 주목된다. 핵협상과 관련해 모종의 역할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최근 이스라엘에 사드를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드 시스템은 6개의 발사대와 발사대당 8개의 요격기로 구성돼 있으며 한 포대에 10억 달러(약 1조5천억원)가 넘는다. 200㎞ 떨어진 표적을 요격할 수 있다. 이란에 협상을 압박하는 한편 공습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이스라엘이 트럼프 대통령을 등에 업고 이란의 핵시설을 공습할 수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란, '간접 협상'
이란은 트럼프의 직접 협상 발언에 대해 인접국 오만을 중간에 둔 '간접 협상'의 형식이라고 강조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7일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12일 협상을 확인하면서 고위급 간접 협상이 오만에서 열리는 것이라고 했다. '직접 협상'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양국과 모두 관계가 좋은 오만을 중재국으로 한 간접 협상으로 진의를 탐색해본 이후에 미국과의 직접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가 운영하는 누르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협상 관련 발언이 심리전의 일환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과 이란이 직접 협상을 한 것은 2015년 이란 핵합의가 도출된 버락 오마바 전 미국 대통령 시절이 마지막이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이란과 간접 협상이 이어졌으나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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