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전쟁의 승자는 시진핑(?)…한중일 손 잡을 수도

입력 2025-04-06 15:22:49

WSJ 사설 진단…"유럽·아시아, 관세폭격 탓 대안으로 중국 주시"
민주당 의원 "한중일 손 잡은 모습, 충격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연합뉴스

미국발 '관세전쟁'이 국제무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승자로 만들어 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내에서 미국발 관세 총탄을 맞은 한중일 3국 간 협력 가능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시진핑 주석이 승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이 미국이 주도해온 세계 경제 질서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국제사회에서 시 주석의 발언이 강화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무역전쟁이 시 주석에게 전략적 선물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각국을 경제적, 전략적 블록으로 묶어 중국을 견제하도록 해온 경제적 끈을 끊어버렸다고 지적했다. 미국으로부터 고율의 관세를 얻어맞은 국가들이 거대한 시장을 보유한 중국을 대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아시아에서 미국의 중요한 파트너인 일본과 한국에도 각각 24%와 25%의 관세가 부과됐다. 일본과 한국에는 반미주의가 여전히 정치적 동력으로 남아있고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행보로 반미정서가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럽에도 마찬가지다. 유럽연합 27개국과 미국과 특별한 관계인 영국도 관세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유럽의 경제적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수년간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보려 하는 때에 관세전쟁이 터졌고, 유럽과 중국의 교역 증가는 이제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WSJ은 전망했다.

반면 시 주석은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서방의 분열을 확인하게 됐다고도 짚었다. 특히 중국 경제가 수년간 침체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중국 체제의 특성상 시 주석은 무역전쟁으로 인한 정치적, 사회적 문제를 헤쳐 나갈 수 있겠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2026년 중간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심판을 마주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손잡은 한중일, "충격적"

미국의 한 연방 상원의원이 '관세전쟁' 와중에 한중일 3국의 장관들이 최근 서로 손을 맞잡은 장면을 "충격적"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소속인 브라이언 샤츠 상원의원(하와이)은 지난 4일(현지시간) 상원 본회의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등 고강도 관세 드라이브가 미국 경제와 대외관계에 미치는 악영향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번 주초 수년 만에 중국, 일본, 한국이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대응으로 3국 자유무역에 대한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며 3국 통상장관의 악수는 "가장 충격적인 이미지"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 무토 요지 일본 경제산업상이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약 5년 만에 열린 3국 경제통상장관회의 당시 나란히 선 채 3자간 악수하는 장면을 거론한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미국시간 4월 2일)를 앞두고 회동한 세 장관은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샤츠 의원은 한일 장관이 중국 장관과 글자 그대로 손을 맞잡은 것은 "그들(한중일)이 우리에 대항해 뭉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직전 민주당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북한 및 중국 견제를 주목적으로 삼는 한미일 3국 협력 체제가 크게 강화했던 상황이 돌변해 이제는 미국의 '관세 공세'에 맞서 미국의 두 동맹(한일)이 미국의 전략경쟁 상대인 중국과 공조를 모색하는 지경이 됐다는 장탄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