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군복 생산 일자리 늘고 자원병에 거액 쥐어
주민 명목 소득도 전쟁 전 대비 80% 급증하기도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가 전시경제로 전환하면서 '러스트 벨트'(Rust Belt·쇠퇴한 산업중심지)에 활기가 돌고 부(富)의 재분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무기와 군사물자 생산을 위한 제조업 일자리가 증가한 데다, 자원입대한 병사들에게 거액의 현금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은 자국 중·동부에 몰려 있는 쇠락한 공업지대에 전례 없는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해당 지역들에선 방위산업체는 물론 여타 산업 분야에서도 일자리가 대거 창출되면서 소득 수준이 급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러시아의 실업률도 작년 말 기준 2.4%로 전쟁 전(4.3%)보다 1.9%포인트 하락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는 자원입대자에게 주어지는 목돈도 빈곤층의 소득이 높아진 배경으로 꼽힌다. 러시아 중부 마리엘 공화국의 경우 자원입대자에게 이 지역 노동자의 3년 치 임금에 해당하는 300만루블(약 5천200만원)라는 거금을 지급한다. 덕분에 마리엘 공화국 주민의 명목 소득은 전쟁 전 대비 80% 급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사한 병사의 가족에게 주어지는 위로금도 소득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 한 미망인은 인스타그램 게시물에서 남편이 숨지고 받은 돈으로 블라디보스토크의 건물을 구매했다면서 "생명의 값어치가 얼마냐고? 1천200만루블(약 2억700만원)이다"라고 적었다.
일부 특권계층이 독식했던 부(富)가 전시경제를 통해 조금이나마 재분배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독일 국제안보연구소(SWP)의 러시아 전문가 야니스 클루게는 "이 전쟁은 어떤 면에서 (부의) 큰 균등화를 가져왔다"면서 "이 전쟁은 평화 시에는 성공할 가망이 별로 없고 교육받지 못한 채 궁핍한 지역에 살던 이들에게 많은 돈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기업들은 러스트 벨트 지역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슈퍼마켓 체인 엑스파이브(X5)는 극동 진출을 선언했다. 전자제품 유통업체 엠비디오 엘도라도는 작년 한 해 100개 매장을 새로 열었고, 이 중 25곳이 러시아 중부 산업 중심지인 카츠카나르, 솔리캄스크, 볼즈흐스크에 있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끝나더라도 러시아의 러스트 벨트 지역이 당장 침체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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