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만휴정·묵계서원 등 문화재를 지켜라! 소방 방어선 구축

입력 2025-03-25 15:04:44 수정 2025-03-25 15:46:41

불길 불과 직선거리 5㎞ 남겨둬
물 뿌리고 낙엽·가지 치우며 화재요소 없애고 있어

25일 경북 안동시 길안면 묵계리 묵계서원 앞에서 소방당국이 화재에 대비해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 전종훈 기자
25일 경북 안동시 길안면 묵계리 묵계서원 앞에서 소방당국이 화재에 대비해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 전종훈 기자

경북 의성 산불이 안동 길안면 백자·현하리 등으로 넘어오면서 인근 문화재 소실이 우려되고 있다.

25일 오후 2시쯤 산불은 묵계서원과 만휴정, 보백당 종택 등 길안면 묵계리 소재 문화재들과 불과 직선거리 5㎞ 남겨둔 상태로 자칫 수시간 안에 불길이 미칠 수 있었다. 벌써 묵계 마을에는 짙은 연기 띠와 함께 인근에서 날아온 재들이 얼굴에 부딪힐 정도로 급박한 상황이 조성됐다.

25일 오후 2시 안동시 길안면 묵계리 보백당 종택 앞으로 날아온 소나무 재의 모습. 전종훈 기자
25일 오후 2시 안동시 길안면 묵계리 보백당 종택 앞으로 날아온 소나무 재의 모습. 전종훈 기자

묵계서원과 보백당 종택에는 진화용 펌프차 2대와 소방물탱크 1대 등 차량 3대와 소방대원 6명이 배치돼 만전을 대비했다. 건물 주변으로 마른 땅이 없도록 물을 뿌렸고 갈피나 낙엽 등도 제거했다. 대원들은 틈이 나면 무전을 통해 산불 경로를 파악했고 동쪽 먼 산에서 연기가 올라오는 상황에 예의주시했다.

한 소방대원은 "부산과 경남 창원, 강원 인제에서 지원을 나왔다"며 "제발 이 장비가 쓰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만휴정에는 입산을 통제하고 입구 주차장에 소방차량을 대기시키고 있었다. 영천과 안동 지역 비번인 소방 근무자 7명이 이곳을 지키며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었다. 이곳은 다행히 길안천이 흐르고 있어 천 중간 중간 펌프를 설치해 산 곳곳에 물을 뿌리며 위급상황을 대비했다.

묵계서원과 만휴정, 보백당 종택은 보백당 김계행(1431~1517) 선생과 관련된 문화재로 건립연도가 300년이 넘는 고택들이다. 특히 만휴정은 계곡 절벽에 자리하고 있고 외나무다리로 정자를 가야하는 특징이 있어 많은 영화와 드라마, 광고 등의 배경이 됐다. 이병헌, 김태리가 주연한 드라마 미스터션샤인도 이곳에서 촬영해 지금은 이름난 관광지로 알려져 있는 곳이다.

25일 소방당국이 안동시 길안면 묵계리 만휴정에 방어선을 구축하는 모습. 경북소방본부 제공
25일 소방당국이 안동시 길안면 묵계리 만휴정에 방어선을 구축하는 모습. 경북소방본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