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클리닉] 거북목과 목디스크 비수술 치료의 대안

입력 2025-03-26 06:30:00

배기윤 대구 완쾌신경과 대표원장
배기윤 대구 완쾌신경과 대표원장

"버스나 지하철에서 스마트폰 보는 게 뭐 어때서? 다들 그렇게 살아가는데…."

많은 사람들은 대중교통 속에서 스마트폰 속 영상을 보며 웃고, SNS 확인하고, 게임에 집중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시간은 금세 지나간다. 누가 보면 열심히 사는 줄 알겠다. 문제는, 그 자세가 하루 이틀이 아니라는 것.

대학생 민수(22)씨는 "도서관에서 과제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고개가 쭉 앞으로 나가 있다"며 웃었다. 회사원 지연(31)씨도 "하루 9시간은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것 같다. 퇴근하면 또 스마트폰만 본다"고 털어놨다. 학생, 직장인 가릴 것 없이, 목은 하루 종일 혹사당하고 있다. 그리고 그 혹사는 결국 몸으로 돌아온다.

우리는 원래 C자 커브를 그리는 경추를 가지고 태어난다. 하지만 고개를 숙이고 집중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곡선은 사라진다. 일자목, 거북목—이름도 참 정겹다. 목은 앞으로 빠지고, 어깨는 굳어가고, 두통은 잦아진다.

"고개가 앞으로 1cm만 숙여져도 목에는 약 2~3kg의 추가 하중이 걸립니다.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건, 목에 벽돌 몇 장을 얹고 사는 것과 같습니다."

이렇게 목을 혹사하다 보면 결국 디스크가 압박받아 튀어나오고, 처음에는 목이 뻣뻣하다가 어깨, 팔, 손끝까지 통증이 내려온다. 운이 없으면 하반신까지 증상이 퍼질 수 있다.

아픈 줄 알면서도 참는다. 병원 가는 것도 귀찮고, 약 먹으면 괜찮겠지 싶다. 그러나 통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경추간판장애(목디스크)'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무려 103만 명에 달했다.

이는 2013년 85만 명에서 꾸준히 증가해온 수치다. 컴퓨터,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늘어난 탓에 이제는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도 목디스크 환자가 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마 나까지…" 하는 안일함은 여전하다.

이런 흐름 속에서 주목받는 비수술 치료가 있다. 바로 '프롤로 주사치료'. 이름도 생소한 이 치료법은 손상된 인대나 힘줄에 증식제를 주사해 재생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스스로 회복되지 못하는 부위에 조직 재생을 촉진해 통증을 줄이는 비수술 치료법이다. 특히, 신경프롤로치료는 디스크로 인해 눌린 신경을 재생시켜 팔 저림, 마비 같은 증상에도 효과를 보이고 있다. 목은 경추, 신경, 혈관이 복잡하게 얽힌 부위이기 때문에 반드시 숙련된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프롤로 치료만큼 중요한 건 '예방'이다. 앉을 때는 어깨를 펴고 모니터는 눈높이에, 스마트폰은 들고 본다. 의식적으로라도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는 것이 좋다.

뻐근한 목을 "피곤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기는 사이, 당신의 경추는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 그리고 어느 날, 팔이 저리거나 손에 감각이 이상하다고 느껴질 때쯤엔 이미 병은 깊어져 있을지 모른다.

목 아픈 거, 그냥 넘기지 마시라. "좀 쉬면 괜찮겠지" 하는 그 생각이 목디스크로 가는 지름길일 수도 있으니까.

배기윤 대구 완쾌신경과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