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정기 주총 김동명 CEO "캐즘 후 진정한 승자 가려질 것"
LG에너지솔루션이 2차전지 산업 혁신을 위한 비전을 제시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2028년에는 2023년 매출 실적과 비교해 약 2배 이상의 매출을 이뤄내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제외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을 10% 중반까지 개선해가겠다"고 20일 밝혔다.
이날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임 의장으로 선출된 김 CEO는 "안정적인 잉여 현금 흐름을 창출해 주주 환원을 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 북미 시장 점유율 확대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4년간 매출액, 수주잔고, 글로벌 생산능력(캐파), 북미 시장점유율 등에서 2배 이상 견조한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이 장기화하고 미국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축소 또는 폐지 가능성, 유럽의 친환경 정책 변화 등 정책적 불확실성도 커졌다고 진단했다.
김 CEO는 "높아진 변동성과 기술 인프라의 난제로 인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당분간 당초 기대했던 기울기와는 다른 속도로 성장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2028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을 기존 30%에서 20% 수준으로 낮춰 잡았다.
그는 "이 시기가 지나면 진정한 승자가 가려질 것"이라며 "현재의 시기를 제품 및 품질 경쟁력 강화, 구조적 원가 경쟁력 확보, 미래 기술 준비 등 근본적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로 삼고, 시설투자(캐펙스·CAPEX) 및 사업·고객·제품 포트폴리오 면에서도 운영 효율화에 힘써 질적 성장을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기차 시장 둔화에 대응해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비(非)전기차 중심의 사업도 적극적으로 전개한다.
김 CEO는 "지난해 북미에서 약 50GWh(기가와트시)의 신규 수주를 확보하는 성과가 있었다"며 "LG에너지솔루션은 현지에 셀부터 시스템통합(SI)까지 모든 라인업을 갖춘 유일한 업체로, 고객들이 현지에 생산 지점이 많은 것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 차세대 배터리 성과
원통형 46시리즈 관련 유의미한 사업 성과도 밝혔다.
김 CEO는 "며칠 전 애리조나 법인에서 주요 고객과 다년간 연 10GWh 규모로 46시리즈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는 성과가 있었다"며 "원통형 배터리를 많이 써오지 않은 레거시 업체에서 원통형 배터리를 쓰게 되는 게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번 계약은 약 수조원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CEO는 "차별적 강점이 있는 46시리즈, 고전압 미드니켈, LFP, 각형 배터리 등을 중심으로 수주 모멘텀을 꾸준히 확보해 나가겠다"며 "건식 공정과 전고체 전지 개발을 앞당기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김 CEO는 주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비야디(BYD)의 초급속 충전 기술과 관련해 "BYD는 배터리와 차량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 기술적으로 진보했고 비용 효율화가 쉬울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비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전고체 배터리 개발 시점과 관련해 "지금 목표는 2030년"이라며 "양산 기술과 병행해 실질적인 선두를 해보겠다는 전략"이라고 답했다.
김 CEO는 삼성SDI가 최근 2조원대 유상증자를 진행한 것과 관련해 "타사와 달리 유상증자 계획은 없고, 일반적으로 자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3개 안건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사내이사로는 이창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이 재선임됐고, 기타비상무이사로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이 재선임됐다.
이사 보수한도는 지난해(80억원)보다 감소한 60억원으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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