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적으로 추가되는 관세 품목…상호관세 앞두고 한국 불리해진다

입력 2025-03-12 17:37:15 수정 2025-03-12 21:00:20

미국 철강 업계 '최소 25% 추가 관세 주장'
영화부터 식품, 의약품 등 미국 각종 수출입품 정책도 꼬투리 잡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부과가 시행되는 12일 경기 화성시의 한 알루미늄 제품 제조업체 공장에 알루미늄 제품들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부과가 시행되는 12일 경기 화성시의 한 알루미늄 제품 제조업체 공장에 알루미늄 제품들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한국이 12일 미국의 관세 전쟁 영향권에 들어간 가운데 관세 압박 수위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미국 영화협회, 대두협회 등 각 산업계가 각종 농산물에 대한 검역 제도, 미국 자국 자동차 세금, 약값 책정 정책 등 한국과의 무역과 관련해 불공정 무역 관행을 주장하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며 교역 상대국에 대한 모든 규제와 제도를 없애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입장을 내세워 앞으로 한국 정부에 제도 개선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철강 업계, 한국에 "최소 25% 추가 관세 부과해야"

각종 업계에서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제출한 의견서들을 보면 미국 철강회사 클리블랜드-클리프스는 한국 철강업체들이 보조금을 받아 생산한 제품을 미국 시장에 반복해서 덤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철강 생산능력이 자국 수요보다 훨씬 커 대미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도 담겼다.

이들은 한국의 부가가치세 제도가 미국의 수출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등 한국의 불공정하고 상호주의에 어긋나는 관행으로 인해 미국 경제가 연간 33억달러의 피해를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이유를 들어 이들은 한국산 철강에 최소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미국철강협회(AISI)와 철강제조자협회(SMA)는 한국 정부에서 유리한 조건의 대출, 수출 금융, 세금 면제, 보조금, 시장가격보다 낮은 전기요금 등 각종 혜택으로 한국의 철강 업체를 보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국이 자국 수요보다 많은 철강을 생산해 수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글로벌 철강 공급 과잉 위기와 불공정 교역의 주범"이라고 비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미국 각종 수출입품 정책도 문제 삼아

미국영화협회(MPA)도 한국의 외국 콘텐츠에 대한 스크린쿼터제(screen quota) 철폐·축소를 요구하고, 한국 국회에서 논의 중인 망 사용료 부과가 미국 기업의 추가 부담을 가져올 수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미국 대두협회와 대두수출협의회는 주요 수출 시장 중 하나로 한국을 정조준해 생명공학 기술로 개발한 작물의 수출을 승인받는 절차 간소화를 염두에 두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근거한 저율할당관세(TRQ) 절차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미블루베리협의회(NABC)도 현재 한국이 미국 오리건주에서만 블루베리를 생으로 수입하고 있다면서 캘리포니아주와 워싱턴주의 블루베리에도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해 수입국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블루베리를 수입한 한국은 미국산 블루베리 수입국 중 품목별 수입량 순위에서 냉동 블루베리와 건조 블루베리는 각 2위, 생(生)블루베리는 14위를 차지했다.

전미자동차노조(UAW)에서도 불만이 제기됐다. 이들은 수입 관세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관세 자체를 크게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UAW는 한국 등 주요 교역국이 수입 자동차에 대해 10∼25%(한국은 8%)의 최혜국대우(MFN) 관세율을 적용한다며 미국의 자동차 관세(2.5%)도 이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생명공학 업계에서도 한국 정부의 약값 정책에 대해 지적했다. 생명공학혁신기구(BIO)는 한국 정부의 '가격통제'로 인해 미국 제약사들이 개발한 혁신적인 제품이 충분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낮은 가격에 판매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