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헌경 변호사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다음 주 이후로 넘어가게 되었다. 통상 전례를 보면 헌법재판소는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사흘 전이나 이틀 전에 선고 계획을 알려왔다. 헌재 재판관들은 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 2시 평의를 열고 윤 대통령 사건 쟁점과 사실관계를 정리 중이라고 한다. 헌재는 국론 분열이 심각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가능한 한 신속히 결론을 내겠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항소심 선고가 다음 주 수요일인 3월 26일 예정되어 있어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과 이 대표의 항소심 재판이 다음 주에 나란히 선고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헌재 선고가 이 대표의 항소심 선고보다도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헌재 주변에서는 연일 탄핵 찬반 집회가 이어지며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경찰은 양측 집회가 과열될 것을 우려해 선고 당일 가용 경찰 인력을 총동원하는 '갑호비상'을 발령하고 헌재 반경 100미터 내 출입을 막아, 이른바 '진공상태'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해야 한다는 우파 진영과 친위 쿠데타, 군사독재를 청산하고 민주주의를 살려 내기 위하여 윤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좌파 진영으로 대한민국은 극도로 국론이 분열되고 있고 내전으로 발전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마저 감돌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남성 권 모(79) 씨가 지난 7일 유인물을 뿌리며 분신하였다가 19일 사망했다.
유인물에는 '저는 젊어서 진보였습니다' '간첩 이재명, 이석기, 박선원과 친중 세력인 법원 판사들, 헌법재판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들이 있는 한 우리나라는 공산주의 국가가 된다' '공산주의자들을 몰아내지 않으면 나라의 미래가 없고 젊은이들의 미래도 없다'와 같은 문장이 들어 있다.
광복 후 지난 70여 년 동안 대한민국은 이승만 전 대통령에 의하여 자유민주국가의 초석이 놓여졌고, 농지개혁 정책으로 가난하지만 그 당시 세계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평등한 나라 중 하나가 되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제개발 정책으로 국민들은 보릿고개를 넘어 절대빈곤을 해결하였고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단기간에 G7과 어깨를 겨누는 선진 국가가 될 수 있었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민주진보 진영과 민주시민들의 노력으로 대한민국은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모범 민주국가가 되었다. 그러나 최근 극단주의 정치인들의 정쟁으로 인한 정치적 양극화와 포퓰리즘의 대두 등으로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비전이 사라지고 있고 경제와 민생은 피폐해지고 있으며 '비상계엄'이나 '탄핵'이라는 말이 너무도 쉽게 입에 오르내릴 만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위기다.
이러한 대한민국의 위기를 가져온 원인의 정점에는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있다. 이재명의 민주당은 그동안 29건에 이르는 무차별 탄핵과 예산 삭감으로 헌법에 따라 설치된 국가기관의 권한 행사를 무력화하여 행정부 기능을 마비시키려 하였다.
윤 대통령은 헌법 및 법률 요건에 맞지 않는 느닷없는 12·3 비상계엄 선포로 탄핵소추되었고, 선거법 위반 및 위증교사 혐의 재판으로 조만간 피선거권이 박탈될 위기였던 이 대표를 구사회생시켜 주었다. 이 대표는 '한국의 도널드 트럼프'가 되겠다면서 대권 욕심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탄핵소추하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마저 탄핵소추하겠다고 겁박하다가 윤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올려 주고 윤 대통령은 구속취소까지 되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서로 상대방을 도와주면서 대한민국의 위기와 혼란, 국론 분열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 제20대 대통령선거 때부터 현재까지 3년이 넘도록 계속되고 있는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OK목장식 혈투와 샅바 싸움이 어떤 식으로든 끝나야 비정상적 국론 분열을 막고 새로운 비전과 체제로 대한민국이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면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헌재 심판과 이 대표에 대한 법원의 재판이 언제 어떤 식으로 선고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25% 관세 폭탄으로 더욱 복잡해진 국제 정세 속에서 관용과 자제의 민주주의가 신속히 복원되기를 희망한다.
댓글 많은 뉴스
경북대 '반한집회'에 뒷문 진입한 한동훈…"정치 참 어렵다"
한동훈, 조기대선 실시되면 "차기 대선은 보수가 가장 이기기 쉬운 선거될 것"
유승민 "박근혜와 오해 풀고싶어…'배신자 프레임' 동의 안 해"
"尹 만세"…유인물 뿌리고 분신한 尹 대통령 지지자, 숨져
野 의원들, '계란 투척' 봉변…경찰, 헌재 시위대 해산 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