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유형자산 회전율 0.96… 자산 규모 대비 매출 저조
2016년 MBK 인수 직후엔 1.13… 그 이후로 1 넘은 적 없어
"낮은 자산 효율성… 유동화 전망 밝지 않아"
기업회생 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경영한 지난 8년간 자산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MBK가 부동산을 비롯한 유형자산을 기업 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무기로 간주하고 있으나, 기대한 만큼의 자산 가치가 나올 수 있을지 미지수란 분석도 제기된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2023회계연도(2023년 3월∼2024년 2월) 기준 홈플러스의 유형자산(유형자산+사용권 자산) 회전율은 0.96이다.
'유형자산'은 통상 업체가 직접 보유한 매장·물류센터 자산을, '사용권 자산'은 임차한 매장·물류센터 자산을 각각 의미한다.
매출액을 유형자산으로 나눠 산출되는 유형자산 회전율은 한 기업의 자산 대비 매출 창출력, 즉 자산의 효율성을 짐작할 수 있는 지표다.
여러 점포 부동산을 보유한 오프라인 유통업계에선 해당 기업이 얼마나 장사를 잘했는지 나타내는 핵심 지표로 여겨진다.
유형자산 회전율이 1보다 낮다는 것은 자산의 규모나 중량감에 걸맞은 매출을 창출하지 못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홈플러스의 유형자산 회전율은 이마트(별도 기준 1.97)의 절반에 그쳐 유통업계 최하 수준이다.
특히 MBK 인수 직후인 2016회계연도(2016년 3월∼2017년 2월) 1.13이던 홈플러스의 유형자산 회전율은 코로나19 원년인 2020년 0.73으로 눈에 띄게 떨어졌고, 그 이후로 한 번도 1을 넘지 못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 시장의 성장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은 대형마트 업계의 공통된 문제였으나, 홈플러스의 경우 MBK가 인수한 이후 그나마 매출 상위권에 있던 점포마저 매각하면서 시장 대응력이 약화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MBK가 점포 폐업 또는 '매각 후 재임대' 등의 방식으로 자산을 처분함으로써 홈플러스 유형자산은 2016회계연도 5조5천409억원에서 2023회계연도엔 4조3천507억원으로 21.5% 감소했고, 사용권 자산은 그만큼 증가했다.
단기간에 임차료가 급증하면 현금 유출이 늘게 된다. 늘어난 만큼 재무에 부담이 되고, 중장기 성장 잠재력을 깎는 원인이 된다.
이처럼 낮은 자산 효율성은 점포 매각을 비롯한 자산 처분에서도 불리한 요소로 작용한다.
MBK는 지난해부터 슈퍼마켓(SSM) 사업 부문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에 대한 분리 매각을 시도했지만, 회생 신청 직전까지도 매수 희망업체를 찾지 못하고 있다.
자산 활용도가 낮아 인수 후 재무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 때문에 MBK로부터 약 1조원 가격에 인수를 제안받은 업체 일부는 제안을 거절했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이유로 업계는 자산 유동화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고 내다본다.
지난 4일 MBK는 "홈플러스가 4조7천억원이 넘는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회생 계획이 확정된다면 금융채권자들과의 조정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자산 가치가 하락했고, 자산 효율성마저 낮아 매각해도 제값을 받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일각에선 홈플러스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을 현시점에서 재평가하면 3조원을 밑돌 것이라는 추산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불경기에 부동산 자산만을 유동성 확보의 지렛대로 삼는 것은 위험하다. MBK가 진심으로 홈플러스의 회생을 바란다면 그에 상응하는 기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세청은 MBK를 상대로 세무조사에 돌입했다. 김병주 회장은 미국 시민권자로, 2020년 역외 탈세 혐의로 세무조사를 받았으며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같은 내용의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댓글 많은 뉴스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
尹공약 '금호강 르네상스' 국비 확보 빨간불…2029년 완공 차질 불가피
野, '줄탄핵'으로 이득보나…장동혁 "친야성향 변호사 일감 의심, 혈세 4.6억 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