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대구경북 혁신기업] 손병기 일성도금 대표 "뿌리기업 명가 맥 이어갈 것"

입력 2025-03-12 15:19:16 수정 2025-03-12 18:30:43

1980년 설립된 대구의 일성도금은 자동차 부품과 밀접한 연관을 지니는 표면처리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자랑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손병기 일성도금 대표.
1980년 설립된 대구의 일성도금은 자동차 부품과 밀접한 연관을 지니는 표면처리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자랑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손병기 일성도금 대표.

'뿌리산업'은 제조업의 근간이 된다. 나무의 뿌리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최종 제품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내재 요소다. 소재를 부품으로, 부품을 다시 완제품으로 생산하는 과정마다 뿌리산업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경제 발전을 견인한 자동차, 조선, 전자 등 주력 산업에도 뿌리산업은 필수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뿌리산업의 대를 잇고 기술 발전에 앞장서는 기업을 선정해 '뿌리산업 명가'로 지정해 자긍심을 높이고 있다. 1980년 설립된 대구의 일성도금은 자동차 부품과 밀접한 연관을 지니는 표면처리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자랑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품질 개선과 연구개발

일성도금은 장기간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동차 부품용 철강 소재분야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하고 다양한 과제를 수행하며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한 결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

품질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자동화 공정을 구축해 효율성을 끌어올렸다. 손병기 일성도금 대표는 40대 젊은 2세 경영인으로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했던 것이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손 대표는 "자동화 시스템을 빠르게 도입하려고 노력했다. 다른 업체를 방문하고 협의하는 일이 잦은 편인데 이미 10여년 전부터 많은 변화가 있었다. 단순히 주문을 받고 일을 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점이 있으면 살펴보고 우리 회사에도 적용할 방법이 있을지 고민하고 찾는 데 매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업을 병행하며 스스로 전문성을 갖췄다. 손 대표는 "어떤 공법이 필요하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파악하는 능력이 필요했다. 조금 이른 시기에 경영 일선에 뛰어들었던 만큼 부족한 면을 채우기 위해 금속공학 석사, 박사과정까지 밟았다"고 했다.

품질 관리는 고객사의 신뢰를 높이는 핵심 요소다. 일성도금은 품질경영부를 신설하고 완성차 기업들의 품질인증을 다수 취득했다. 손 대표는 직접 품질 경영 총괄 관리를 맡아 관련 업무를 세심하게 살피고 있다.

◆인력 양성과 미래

다른 제조업 기업과 마찬가지로 일성도금 역시 인력을 채용하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적극적인 자세로 젊은층을 고용했고 교육을 통해 맞춤형 인재로 육성했다.

손 대표는 "저도 어릴 때 현장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어 그 마음을 잘 안다. 현장에 나온 친구들을 책임지겠다는 각오로 임했다. 비록 고생은 하겠지만 워라밸(일과 일상의 균형)도 지켜주고 나중에 이곳을 떠난다고 해도 기술을 배워서 나갈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일학습병행제도를 적극 활용했다. '배우면서 일한다'는 회사의 취지와 딱 맞는 제도였다. 노력을 기울이다 보니 어느새 젊은층이 늘어났고 도금 사관학교라는 별칭까지 얻었다"면서 "평생 한 길만 걸어야 한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여기서 얻은 동력으로 어떤 일이든 도전하고 해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일성도금은 우상향 성장을 이루며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도약했다. 대구시 스타기업에 선정된 것은 물론 뿌리산업 명가 타이틀을 획득했다. 지난해에는 미래차 분야 사업재편 승인 기업에도 이름을 올리며 산업 전환에도 기여하고 있다.

목표를 묻는 질문에 손 대표는 "하루하루 성실히 일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손병기 대표는 "30대 초반 어려운 시기에 경영을 맡았다. 당시에는 기업을 이끄는 사람은 멋진 철학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나고 보니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데 가치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우리 대한민국도 아무것도 없는 땅에서 기적을 만들 수 있었던 원동력이 성실함이었다. 매일 열심히 살아간 한 사람 한 사람이 있었기에 지금도 있는 것"이라며 "일성도금도 맡은 바 최선을 다해 인정받는 장수기업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