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신뢰성 회복 및 주민 공동체 의식 함양 나서
경북 청도군이 올해부터 행정 신뢰성 회복과 공동체 의식 함양을 위해 주민과의 소통 패러다임을 확 바꿨다.
각 읍면의 정책보고회를 일방적인 기존 보고방식에서 탈피해, 주민 위주인 '타운홀 미팅'(town hall meeting)으로 전환한 점이 대표적이다. 전국 기초자치단체로는 첫 사례다.
김하수 청도군수는 최근 각 읍면을 방문해 가진 타운홀 미팅을 통해 청도군의 미래 비전과 성장 동력을 함께 고민했다. 특히, 주민들과 사전 교감 없이 '즉문즉답'으로 대화를 진행해 몰입감과 현장감을 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군민의 행복권리 선언인 '청도행복헌장' 실천운동도 눈길을 끈다. 청도군은 2023년 1월 모두 10개 조문의 행복헌장을 제정하고, 같은 해 11월 '군민의 선진의식 함양 및 자발적 실천을 통해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행복한 희망공동체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청도행복헌장조례'를 공포했다. 지난해엔 청도행복헌장 운영협의회를 구성해 범 군민 실천운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전국 군단위 첫 '타운홀 미팅' 도입
청도군은 군민과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 지난달 6일 운문면을 시작으로 이달 7일 각남면까지 9개 읍면을 대상으로 '군민과의 대화, 타운홀 미팅'을 진행했다.
이번 타운홀 미팅은 기존 일률적으로 추진해 오던 행정 주도의 읍·면 정책 보고회 형식을 탈피해, 지역주민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며 현안 문제를 파악하고 정책 제안을 이끌어 내기 위한 것으로 올해 처음 시도됐다.
각 읍면별로 군민 100~150명으로부터 도출된 의제를 상정해 자유롭게 토의하는 방식이다. 단순한 의견수렴을 넘어 정책결정 과정에 주민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는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관심을 모았다.
김하수 청도군수는 "타운홀 미팅은 정책 결정권자로서 군민들의 정책 제안에 직접 응답하는 등 주민들과 함께 희망공동체 청도군을 만들기 위한 첫 시도"라며 "이런 이유로 여타 지자체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고 했다.
청도군은 이번 타운홀 미팅에 앞두고 보다 많은 군민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해 지난 1월 8일부터 16일까지 읍·면 사무소를 통해 토론 주제를 접수받는 등 의견 수렴을 했다. 이어 2차 읍·면별 주민 간담회를 통해 군민들이 생각하는 주요 현안과 군정 방향을 검토, 우선순위를 정한데 이어 군청 주요 간부 및 관련기관 부서 회의를 거쳐 최종 토론 주제를 선정했다.
이런 절차를 통해 ▷대중교통을 활용한 관광 활성화 방안 ▷청도읍성 관광객 유치 및 지역경제 활성화 ▷팔조령 청도상징 관문 설치 ▷비슬산 자연 생태관광 활성화 등 6개 분야 총 18건의 토론 주제를 선정해 토론했다.
이밖에 ▷외국인 유학생 및 생활인구 유입 방안 ▷청도 자연드림파크 산업단지 조성사업 연계농산업 발전 방안 ▷로컬푸드와 관광콘텐츠 연계방안 ▷농산물 가공 및 유통 인프라 확충 ▷감 재배 분야의 농업대전환 방안 등의 주제를 놓고 열띤 토론과 논의가 벌어졌다.
◆'관광 인프라 구축' 정책제안 많아
이번 타운홀 미팅에서 9개 읍면 주민들이 내놓은 정책제안 가운데 관광 인프라 구축에 대한 의견이 가장 많았다. 청도군은 푸른 산, 맑은 물, 깨끗한 공기 등 산자수려한 지리적 환경을 다 갖췄기 때문이다.
청도읍의 경우 인구소멸 대응과 인근 대도시의 생활인구 유입을 위한 '대중교통 활용, 청도관광 활성화 방안'을 정책토론 주제로 내놨다.
토론에서 ▷수요응답형 교통체계 콜버스 도입 ▷버스 1일 이용권을 연계한 할인혜택 제공 ▷대중교통과 주요 관광지에 관광 와이파이 설치 ▷광역철도와 연계한 청도역~경산역 간 무료셔틀버스 운행 등의 의제가 심도 있게 다뤄졌다.
이서면에서는 '팔조령 청도상징 관문 설치 및 옛길 활성화 방안'이 토론 주제가 됐다. 대구 가창과 청도 이서면을 잇는 국도 30호선 팔조령 입구(목림교차로)에 청도의 랜드마크를 알릴 수 있는 관문을 설치하는 안건이다. 길이 30m, 높이 15m 규모의 대형 구조물로 사업비는 약 15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북면에서는 오산2리 일원을 대상으로 한 '비슬산 자연 생태관광 활성 방안'을 토론 주제로 제시했다. 헐티재 등산로 주변 주차 공간 확보, 헐티재~천왕봉 구간 등산로 데크 구조물과 전망대 설치, 산림치유힐링센터내 숲속 명상공원 조성 등이 이번 타운홀 미팅 의제로 다뤄졌다.
◆청도반시 등 농특산물 판로확대도 관심
매전면은 덕산리 일원(29만3천㎡)에 추진 중인 '자연드림파크와 연계한 농산업발전방안'을 주제로 올렸다.
향후 자연드림파크 사업이 완료될 경우 입주업체와 지역 농산물 납품계약으로 농가소득을 올린다는 내용이다. 특히 유기농, 친환경 농산물 공급을 위한 재배단지 조성 등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서면의 '로컬푸드와 관광콘텐츠 연계방안'도 관심을 끌었다. 로컬푸드 매장 주변 코미디타운과 박물관으로 유입되는 관광객들에게 지역 농특산물을 알리고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와 함께 ▷로컬푸드 매장의 기능 및 공간 다양화 ▷로컬푸드 매장 이용객들에게 군내 관광지 할인쿠폰 제공 ▷로컬푸드와 연계한 체험프로그램 운영 등의 의견도 나왔다.
화양읍에서는 '감 영농법인 활성화를 위한 지원확대', '감 가격 안정화를 위한 농산물 안정화기금 신설'을 토론 주제로 채택했다. 감 안정화 기금으로 감 수급불안정에 따른 수매저장 사업과 도매시장 가격이 기준가격 미만으로 하락했을 때 기준가격과의 차액을 지원토록 한다는 내용이다.
김하수 군수는 "주민들의 소중한 의견은 청도군의 발전을 위한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논의된 의견은 면밀한 분석을 통해 향후 지역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으로 구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청도행복헌장 실천운동 '눈길'
청도군에서는 '청도행복헌장'에 대한 실천운동이 최근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군내 오피니언 리더들이 주축이 된 '청도행복헌장운영협의회'가 발족되고 활동범위를 넓혀 나가고 있다.
현재 운영협의회는 군민 스스로가 행복을 창조하고 또한 주권을 실천하는 주체임을 알리고 ▷관련 교육프로그램 발굴과 자문협조 ▷각종 행복헌장의 활성화 사업 추진에 앞장서 고 있다.
청도행복헌장 실천운동 일환으로 행복아카데미 사업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이는 청도가 행복한 희망공동체로 나아가기 위한 평생학습 프로그램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 심도 있게 이어지고 있다.
청도행복아카데미의 경우 지난해 권역별‧민간단체별로 청도행복헌장에 대한 폭넓은 군민의식 교육을 진행한데 이어, 올해는 각종 체험을 통한 셀프리더십 함양과 실천 리더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청도행복아카데미 교육은 주 1회, 총 12주 과정으로 운영된다. 총 32명의 교육생들은 향후 청도행복헌장에 대한 이론·실천적 의미 이해, 체험·실습교육을 통한 행복헌장 실천 리더의 자질을 갖추게 된다.
이정숙 청도행복헌장운영협의회 회장은 "청도행복헌장은 군민 개개인의 긍정적인 변화와 발전, 나아가 희망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며 "특히 행복아카데미를 통해 배출된 실천 리더들과 운영협의회 위원들의 활동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했다.
청도행복헌장 10계명은 ▷웃어른 공경하기 ▷명상의 생활화 ▷한 달 책 한권 이상 읽기 ▷봉사활동 하기 ▷운동과 취미 갖기 ▷긍정적 사고 갖기 ▷감사한 마음 갖기 ▷이웃 칭찬하기 ▷일과 삶의 조화 ▷쾌적한 환경 조성 등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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