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물가 상승 직격탄에 늪 빠진 외식산업 경기

작년 4분기 외식업계 체감 경기 지수 71.52… 전년비 4.52p↓
내수 부진, 고물가·고금리, 소비 심리 위축 등에 깊어지는 시름

대구 동성로에 있는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 '임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매일신문DB

물가 상승과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인해 외식산업 경기가 갈수록 악화하면서 외식업 전반에서 체감 경기 지수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에 따르면, 외식업체 3천곳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지난해 4분기 외식업계 체감 경기 지수(현재지수)는 71.52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분기(76.04) 대비 4.52포인트(p) 하락한 것이다.

분기별 지수는 지난 2022년 3분기 89.84까지 올랐지만, 그 이후 대체로 하락하는 흐름을 보이며 지난 2023년 3분기부터 70대로 내려 앉았다.

지난해 4분기엔 외식업계 체감 경기가 더 악화해, 코로나19 유행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이뤄졌던 2021년 4분기(70.34), 2022년 1분기(70.84) 수준으로 하락했다.

업종별로 살펴볼 경우 모든 외식산업 업종에서 경기 지수가 하락했다.

주점업의 작년 4분기 경기지수는 65.40으로, 전체 업종 가운데 최저를 기록했다.

출장음식서비스업의 경기 지수는 작년 3분기 88.64에서 작년 4분기 80.41로 8.23p 하락했고, 기관 구내 식당업 경기 지수는 97.44→96.31로 1.13p 떨어졌다.

이 같은 경기 지수 하락을 두고 장기화된 내수 부진과 고물가·고금리 기조에 코로나19 이후 외식을 자제하는 소비 습관이 합쳐지며 외식업계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해석이 잇따른다.

실제로 통계청이 지난 6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올해 2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116.08(2020년=100)로 1년 전보다 2.0%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저점을 찍었던 지난해 10월 1.3%에서 11월 1.5%, 12월 1.9% 등으로 점점 상승하다 새해 들어 2%대로 넘어섰다.

외식 물가가 3.0%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0.43%p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김영갑 한양사이버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경제적 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이 외식 빈도를 줄이면서 중저가 업종이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매출액·고객수·종업원 수 등을 고려해 외식산업의 성장과 위축의 정도에 따른 종사자들의 판단 및 예측의 변화 추이를 측정하고, 이를 토대로 산업경기동향을 분기별로 분석하는 체감지표다. 기준치는 100이며 100을 초과할 경우 '성장', 100 미만은 '위축'을 의미한다. 이 지수가 100보다 낮다는 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줄어든 업체가, 매출이 늘어난 업체보다 많다는 걸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