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상품권 싸게 팔아요" 잇따른 납품 중단·소비자는 상품권 중고거래

입력 2025-03-06 17:37:24 수정 2025-03-06 18:48:34

동서식품·오뚜기·롯데웰푸드·삼양식품 등 납품 중단
제2의 티메프 사태 우려에 홈플러스 상품권 중고거래 급증

6일 오후 홈플러스 대구수성점의 LG전자 매장. LG전자는 이날 홈플러스에 납품하는 제품의 출하를 일시 정지하기로 결정했다. 윤정훈 기자
6일 오후 홈플러스 대구수성점의 LG전자 매장. LG전자는 이날 홈플러스에 납품하는 제품의 출하를 일시 정지하기로 결정했다. 윤정훈 기자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납품을 일시 중단하는 업체들이 나오고, 소비자들은 홈플러스 상품권을 중고로 처분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날 현재 홈플러스에 납품하는 제품의 출하를 일시 정지했다. LG전자는 삼성전자와 더불어 홈플러스가 이날부터 오는 12일까지 진행하는 창립 기념 단독 슈퍼세일 '홈플런'의 주축 중 하나이기 때문에 재고 상황에 따라 일부 지점에선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도 납품 중단 의사를 밝혔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지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날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을 뿐 현재로선 정해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식품업체들의 납품 중단도 잇따르고 있다. 현재 동서식품은 이날 오전부터 납품 중단 조치를 내렸고, 삼양식품도 이날부터 제품 중단을 결정했다. 오뚜기와 롯데웰푸드 또한 납품을 중단했다. 다만, 식품업계 1위인 CJ제일제당과 코카콜라 제조사인 LG생활건강, 두부 제조 1위 업체인 풀무원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 뿐, 아직 변동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납품업체들 사이에서 지난해 발생한 티몬·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처럼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홈플러스 상품권을 쓰지 못하게 되는 것에 대한 불안이 감돌고 있다.

홈플러스 상품권 300만원 치를 285만원에 판매한다는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게시글. 당근마켓 캡처
홈플러스 상품권 300만원 치를 285만원에 판매한다는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게시글. 당근마켓 캡처

이날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을 확인한 결과, 대구 지역에선 홈플러스 상품권 판매글 또는 다른 상품권으로의 교환글이 2주에 한 번 꼴로 올라오곤 했으나, 최근 이틀에만 관련 글이 20건가량 게시됐다.

이날 홈플러스 수성점을 방문한 범어동 주민 A(51) 씨는 "두 달 전에 우연히 얻은 홈플러스 상품권이 있는데, 지금까지 안 쓰다가 뉴스를 보고 불안해져서 소액이지만 뭐라도 사야겠다는 생각에 이곳을 방문했다"고 했다.

한편, 홈플러스는 납품업체들을 상대로 불안감을 잠재우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자금 지출을 하려면 법원에 보고해야 해서 납품 대금과 입점 업체에 대한 자금 지출 지연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홈플러스 측은 "법원의 회생 개시 결정문에 따라 일반 상거래 채권은 3월 4일을 기점으로 이전에 발생한 것은 순차적으로 일정을 정해 전액 변제할 계획이고 4일 이후부터는 납품사와 개별 계약에 따라 정상 지급한다"면서 "현재 일부 납품사가 대금을 미리 달라고 해 협의가 다소 지연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