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 휴업, 새벽배송 제한 등 규제 부당 성토
각종 규제 묶여 이커머스 경쟁력 확보 적기 놓쳐
'울며 겨자 먹기'로 할인 공세 펼쳐도 매출 증대 효과 미미
국내 대형마트업계의 한 축을 담당했던 홈플러스가 회생 절차에 돌입하면서 오프라인 유통업계에선 대형마트를 대상으로 수년간 적용돼 온 규제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4일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가 신청한 기업 회생 절차에 대해 개시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는 오는 6월까지 재무구조 개선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회생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홈플러스가 내몰린 배경 중 하나로 대형마트를 상대로 적용되고 있는 각종 유통 규제가 손꼽힌다. 규제에 얽혀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패턴에 적응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지난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이 제정된 이래로 대형마트는 현재까지 월 2회 공휴일 의무 휴업, 영업시간 제한(새벽배송 제한) 등 규제를 받아오고 있다.
대구시는 2023년 2월 전국 최초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주말(기존 매월 두 번째, 네 번째 일요일)에서 평일(월요일)로 변경하는 등 규제 완화에 나서기도 했다.
그럼에도 의무 휴업 및 영업시간 제한이라는 규제 자체가 혁신을 막았다는 게 유통업계의 하소연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에서 비대면으로 구매 채널이 빠르게 변해가는 와중에 대형마트는 규제에 묶여 이커머스(인터넷 등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전자 상거래) 경쟁력을 확보할 골든타임을 놓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각종 유통 규제와 소비 패턴 변화, 여기에 쿠팡 및 C-커머스(중국 전자 상거래)의 폭발적인 성장과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 등이 겹치며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어려움이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풀이된다. 생존을 위해 출혈적인 할인 경쟁을 벌였으나 기대했던 추가 소비로 이어지는 효과가 미미해 경영난을 가중시켰다는 평가도 있다.
지역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일이 남 일 같지 않다"며 "의무휴업 규제가 생기면서 소비자들이 조금씩 온라인으로 옮겨가기 시작해 코로나19 때 가속한 것으로 오랫동안 누적돼 온 문제가 터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쉬는 날 없이 언제든 상품을 배송하는 이커머스와는 게임 자체가 안 된다. 어떻게든 집객 효과로 매출 증대를 꾀해보고자 파격적인 할인 행사를 펼쳐도, 불경기에 소비자들도 할인 상품만 사고 다른 상품은 웬만하면 구매하지 않아 오히려 손해만 보는 구조"라며 "이는 홈플러스만의 문제가 아니고 다른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공감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10년 넘게 이어진 대형마트에 대한 불합리한 규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구매채널의 온라인 이동, 이커머스 업체의 급격한 성장 등 삼각 파고에도 3년 연속 매출 성장을 달성하며 영업 실적 개선에 전념하고 있다"며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잠재적 자금 이슈를 예방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회생절차를 신청했으나 임직원과 노동조합, 주주 모두가 힘을 합쳐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李 이어 朴까지'…국힘 지도부 3일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한다
유승민 "대선후보 중 '김문수' 가장 버거워"
한동훈, "뭉치면 李는 절대 이번 선거 못이겨", "尹 서로 풍파, 지켜주고 도와"
김용현 옥중편지 "헌법재판관 처단하라"…또 '처단' 언급했다
"야당 습관적 탄핵, 그런 나라에 살 수 없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