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고향인 홈플러스 회생절차 개시…고객·직원·입주업체 모두 '불안'

입력 2025-03-04 17:50:49 수정 2025-03-04 20:02:31

"우리도 뉴스 보고 알았다" 회생절차 개시에 술렁이는 홈플러스
지난 2021년 홈플러스 대구스타디움점·대구점 연이어 폐점
"홈플러스 내당점, 올해 하반기 중으로 영업 종료"

홈플러스가 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다만 회생절차 신청과 상관없이 홈플러스의 대형마트, 익스프레스, 온라인 등 모든 채널 영업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사진은 이날 대구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모습. 우태욱 기자 woo@imail.com
홈플러스가 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다만 회생절차 신청과 상관없이 홈플러스의 대형마트, 익스프레스, 온라인 등 모든 채널 영업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사진은 이날 대구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모습. 우태욱 기자 woo@imail.com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개시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4일 오전 홈플러스 성서점 전경. 윤정훈 기자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개시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4일 오전 홈플러스 성서점 전경. 윤정훈 기자

홈플러스가 회생절차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구 지역 내 홈플러스를 찾은 고객들과 직원 및 입주업체를 중심으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4일 오전 10시 30분쯤 찾은 대구 달서구 용산동에 있는 홈플러스 성서점. 지하 1층 식품매장 할인 이벤트존을 중심으로 손님들이 북적였다. 직원들은 물건을 진열하는 데 한창이었다.

하지만 홈플러스가 이날 오전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고, 서울회생법원에서 비공개로 대표자 심문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언론에 보도되며 침울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이날 홈플러스 성서점을 찾은 최모(30) 씨는 "홈플러스가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했다는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 만약 이곳을 이용하지 못하게 된다면 굉장히 불편해질 것 같아 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0년 넘게 근무한 직원 A씨는 "매출 실적이 좋지 않다는 얘기는 계속 들어왔지만 실제로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이번에도 잘 이겨낼 것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입주업체들의 불안도 상당했다. 특히 성서점의 경우 대구시와의 임대 계약이 끝나는 올해 10월 유상 전환까지 앞두고 있다.

15년 넘게 의류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B씨는 "업계 전반적으로 사정이 좋지 않다는 건 느끼고 있었다"며 "그래도 어떻게든 버티면서 장사를 해왔지만 회생절차에 들어간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 불안하다"고 하소연했다.

이번 일의 여파로 홈플러스의 재무 안정성 리스크가 수면 위로 본격 떠오름에 따라 문을 닫는 지점이 발생하진 않을지 유통업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홈플러스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수익이 나지 않는 비효율적인 매장을 정리하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점포를 새 단장하는 등 조치를 취해왔다.

대구에선 지난 2021년 6월 홈플러스 대구스타디움점이, 같은 해 12월 대한민국 홈플러스 1호점으로 개점했던 홈플러스 대구점이 줄줄이 문을 닫는 등 계속되는 경영난을 버티지 못하고 최근까지도 폐점이 이어졌다.

홈플러스는 스타디움점과 더불어 지난 2018년 자산 유동화 작업에 착수해 2023년 매각을 마친 내당점 영업을 올해 하반기 중으로 종료하고, 개발 후 재입점한다는 방침이다.

이 두 곳을 제외하고 현재 대구엔 ▷남대구 ▷수성 ▷동촌 ▷상인 ▷성서 ▷칠곡 등 지점이 있지만, 향후 추가로 폐점하는 등 자산 유동화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자산 유동화에 따라 매각 후 재입점 예정인 곳이 대구의 스타디움점과 내당점 등을 포함해 전국에 10여곳 있다"며 "내당점과 스타디움점의 재입점 시기는 개발사의 계획에 따라 일정이 달라져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두 곳 외에 다른 지점에 대해선 현재 자산 유동화 계획이 있는 곳은 없다. 회생 절차에 들어갔어도 정상적으로 영업은 이뤄지니 고객들께선 크게 우려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