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아 '깜짝' 증가했지만…한국인 작년 12만명 사라졌다

입력 2025-03-03 13:24:51 수정 2025-03-03 20:19:55

16개 광역시 모두 자연감소…'인구절벽' 위기 현실화
전체 누계 5년째 45만명 감소 …국내 주민등록 인구 1% 육박
5년간 누적 혼인도 최소 수준…생산연령인구도 함께 내리막
성장 둔화 '인구 오너스' 우려

지난해 2월 경북 김천시 공공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를 정성스레 돌보는 모습. 매일신문 DB
지난해 2월 경북 김천시 공공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를 정성스레 돌보는 모습. 매일신문 DB

지난해 출생아 수가 9년 만에 '깜짝' 반등했다. 하지만 출생아 수보다 사망자 수가 더 많은, 인구 자연감소 규모는 12만명에 달해 감소세는 계속됐다. 최근 5년간 누계 기준으로 보면 45만명 넘게 줄어 인구절벽 위기가 성큼 다가선 느낌이다.

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과 인구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인구는 12만명이 자연감소했다. 출생아 수는 23만8천명으로 2023년보다 8천명 늘었지만, 사망자 수(35만8천명)가 여전히 이를 크게 웃돌면서다.

지역별로 보면 세종만 유일하게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를 넘어 1천명이 자연증가했다. 대구경북 등 16개 광역시·도 모두 자연 감소했다.

이 같은 상황은 2020년 첫 자연감소 이후 5년째 이어지고 있다. 자연감소 규모는 2020년 3만3천명에서 2021년 5만7천명으로 늘었다. 이후 2022년 12만4천명, 2023년 12만2천명을 거쳐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2만명대다.

이렇게 5년 동안 줄어든 인구만 45만6천명에 이른다. 이는 2023년 12월 기준 국내 주민등록 인구(5천121만7천명)의 0.9% 수준이다.

출생아 수 감소세도 뚜렷하다. 지난해 전국 출생아 수는 23만8천300명으로 전년보다 8천300명(3.6%) 증가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5년 단위로 비교하면 역대 최소 수준이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아기는 총 125만명 태어났는데 이는 1990∼1994년 출생아 수(352만7천명)에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국내 출생아 수는 2000∼2004년(266만9천명) 200만명대로 내려왔다. 2005∼2009년 229만8천명으로 줄어든 뒤 2010∼2014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후 감소세가 가팔라져 2015∼2019년 183만2천명, 2020∼2024년 125만명까지 줄었다.

출생 근간이 되는 결혼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22만2천건으로 2019년(23만9천건) 이후 가장 많았지만, 최근 5년간 누적으로는 역대 최소 수준으로 집계됐다. 2020∼2024년 결혼 건수는 101만4천건으로 나타났다. 직전 5개년(2015∼2019년) 134만6천건보다 33만2천건 줄었다.

일시적 출산율 반등에도 장기적인 인구 감소 추세는 계속된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고령인구 비율도 함께 상승하면서 생산연령인구는 줄고 부양 인구는 늘어나 경제 성장이 둔화하는 '인구 오너스' 우려도 커지고 있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한국의 총인구는 2022년 5천167만명(이하 중위 추계 기준)에서 2030년 5천131만명으로 줄어든 뒤 2072년에는 1977년 수준인 3천622만명까지 줄어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