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 가정폭력 당해 이혼…각종 질환에 생활고까지 덮친 두 아이 엄마

입력 2025-03-04 06:30:00 수정 2025-03-04 09:20:22

폭력과 외도 일삼던 가부장적인 아버지 아래서 자라
고등학교 졸업 직후 집 떠나 직장생활 시작해
불행한 결혼생활…경제관념 없고 폭력적인 남편
이혼 후 림프 부종·갑상선 암과 생활고 시달리며 두 아이 키워

2년여 전 폭력적인 남편과 이혼한 후 갑상선 암과 캐슬만병, 림프 부종 등을 앓으며 생활고에 시달리는 이정화(45·가명) 씨가 두 아이와 함께 있는 모습. 김지효 기자
2년여 전 폭력적인 남편과 이혼한 후 갑상선 암과 캐슬만병, 림프 부종 등을 앓으며 생활고에 시달리는 이정화(45·가명) 씨가 두 아이와 함께 있는 모습. 김지효 기자

세상이 참 무심하다. 가족들을 위해 헌신한 기억밖에 없는데, 몸과 마음이 엉망이 된 상황에서 자신에게 남은 걸 따져보니 징그러운 빚밖에 없었다. 폭력적인 남편에게서 벗어난 뒤에도 스트레스와 각종 병, 불면으로 시달리는 이정화(45·가명) 씨는 "누구 하나 붙잡아주는 사람이 없다"며 막막하고 위태로운 심정을 전했다. 관리비 낼 돈이 없어 단전을 앞두고 있다는 정화 씨의 머릿속은 어린 두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걱정으로 가득하다.

◆폭력·외도 일삼던 아버지…불행한 어린 시절

정화 씨는 어릴 적 가족들과 수도 없이 이사를 했다. 빚쟁이들에게 쫓겨 이사할 때마다 집 밖 풍경은 점점 달라졌다. 정화 씨네 가족은 결국 도시에서 외곽으로 밀려나 하천 부지에 컨테이너를 짓고 살게 됐다.

항상 집에서 사고를 치는 사람은 아버지였다. 초등학교도 나오지 못해 한글을 모르셨던 아버지는 사기를 많이 당했다. 소작농 일을 하는 어려운 형편에 남들 보증을 서주고 다녔고, 어디서 자꾸 보험을 들어오기도 했던 아버지 탓에 집에는 돈이 모일 일이 없었다.

아버지는 툭하면 밥상을 뒤엎었고 폭력을 쓰고 칼부림을 할 정도로 가부장적인 사람이었다. 소아마비 때문에 한쪽 팔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농사일을 배우자와 아이들에게 떠넘기고 놀러 다니던 아버지는 정화 씨가 중학교 1학년 때 외도를 들키기도 했다. 귀책사유는 자신에게 있었음에도 부부싸움이 잦아지자 아버지는 자신의 외도를 알린 딸에게 폭력으로 화풀이했다.

아버지는 외도 대상이 임신하자 집을 나가 두 번째 살림을 차렸다. 이를 보다 못한 어머니도 집을 떠났다. 그때부터 온갖 집안일은 정화 씨 몫이 됐다. 정화 씨는 엄마가 보고 싶다며 우는 4살 어린 여동생을 달래서 밥을 먹이고, 빨래와 설거지를 해야 했다. 아버지는 어머니가 집을 비운 틈을 타 외도 상대를 집에 들이기도 했다. 외도를 그만두는 조건으로 어머니가 1년 만에 집에 돌아온 뒤로도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던 정화 씨는 고등학교 졸업식 만을 기다렸다.

졸업하자마자 친구와 자취를 시작한 정화 씨는 경리 일을 하며 돈을 벌었다. 20대 후반에는 마음을 독하게 먹고 상경해 고시텔에 살면서 돈을 악착같이 모았다. 팍팍한 서울 생활에 지쳐갈 때쯤 지인 소개로 만난 남자친구와 장거리 연애를 시작한 정화 씨는 6개월 만에 경북으로 내려가 그와 결혼식을 올렸다.

◆폭력적·경제적으로 무능한 배우자와 이혼…몸 아파 생활고 시달려

행복할 줄 알았던 결혼 생활은 혼인신고를 한 뒤 180도 바뀌었다. 남편은 가부장적이었고 폭력적이었으며, 경제관념 없이 허세로 가득한 사람이었다. 친척이 하는 계측기 사업장에서 영업직으로 일하던 남편의 월급은 100만원 남짓이었으나 비싼 옷만 고집했고, 다른 직업은 알아보려 하지 않았다. 남편은 자주 화를 냈고 집기를 때려 부쉈으며 밥상을 엎었다. 정화 씨는 그런 남편을 보며 자신의 아버지를 떠올렸다.

남편의 무정자증으로 결혼 3년 차에 시험관 시술을 해 아이를 낳은 정화 씨는 생활이 어려워 아이가 첫돌이 되자마자 일을 다시 시작해야 했다. 아이를 봐준다며 집으로 들어온 시어머니는 직장에 있는 정화 씨에게 4시 반부터 전화해 빨리 퇴근하라며 소리를 질렀고, 자기 아들이 며느리를 때려도 말리는 법이 없었다.

언어발달이 느린 첫째를 치료실에 데리고 다니고, 갓 태어난 둘째가 뇌전증을 앓는 와중에도 경제활동과 집안일을 병행해야 했던 정화 씨는 심한 우울감에 시달렸다. 몸을 갈아 가족들을 부양해도 남편은 친척이 포기한 계측기 사업을 이어보겠다며 정화 씨에게 연대보증을 요구해 수억원의 빚을 만드는 등 상황은 나빠지기만 했다. 정화 씨가 경제 활동에 관해 말을 꺼내면 남편은 정화 씨를 죽일 듯이 폭력을 행사했고, 경찰에 가정폭력 신고를 해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남편이 벌금형을 받게 되면 그 돈을 내야 하는 사람은 정화 씨였다.

5년 전 갑상선암이 발병한 뒤 수술을 앞두고 있던 정화 씨는 남편에게 폭행당한 이후 이혼을 결심했다. 남편은 스스로 화를 못 이겨 집을 나간 이후에도 아이들에게 정화 씨 정신이 이상하니 엄마를 설득해보라는 둥, 이혼서류를 써줄 테니 같이 살게 해달라는 둥, 돈을 주면 이혼해주겠다는 둥 요구를 일삼았다. 정화 씨는 암과 희귀병인 캐슬만병을 앓으면서도 남편의 어느 요구도 들어주지 않은 채 3년 전, 이혼서류에 도장을 받아냈다.

그 후 정화 씨는 개인 파산 신청을 해 남편이 진 빚을 면책받고 기초생활수급비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 하지만 수입보다 지출이 커 생활이 힘들다. LH 대출이자 10만원에 월세 50만원, 아이들 학원비, 관리비, 보험료, 생활비를 모두 충당하기엔 수급비가 모자란 탓에 현재 관리비, 통신비, 학원비가 체납됐고 단전을 앞두고 있다. 아파트 월세 부담이 크지만, 지난 2022년 딸아이가 성폭력을 당한 이후 불안감과 트라우마에 시달려 보안이 약한 주택으로 이사할 순 없었다.

주변 가족과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생활하다 보니 가깝던 이들과도 사이가 멀어졌고, 정화 씨에겐 현재 의지할 만한 사람이 없다. 게다가 정화 씨는 건강도 좋지 않다. 지난해 7월 갑상선암이 재발한 데다 10월에는 림프 부종까지 진단받았다. 다리가 퉁퉁 붓고 전신에 근육통이 심해 집안일도 쉽게 할 수가 없으며 위궤양과 궤양성 대장염, 저혈압도 앓고 있다. 열심히 살았는데 가진 건 빚밖에 없다는 사실이 너무 힘들다며, 정화 씨는 막막함에 한숨을 쉬었다.

*매일신문 이웃사랑은 매주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소중한 성금을 소개된 사연의 주인공에게 전액 그대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성금을 전달하고 싶은 분은 하단 기자의 이메일로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 이웃사랑 성금 보내실 곳

아이엠뱅크(구 대구은행) 069-05-024143-008 / 우체국 700039-02-532604

예금주 : ㈜매일신문사(이웃사랑)

[지난주 성금내역]

◆궁핍으로 고통받는 박태식 씨에 2,408만원 전달

사업 실패 이후 보이스피싱 피해까지 당해 하루 한 끼 라면을 먹으며 버티는 박태식 씨(매일신문 2월 18일 11면 보도)에게 2천408만9천424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엔 ▷전우식 5만원 ▷김점숙 3만원 ▷조재순 3만원 ▷이병규 2만5천원 ▷신종욱 2만원 ▷최은서 1만5천원 ▷최정원 1만5천원 ▷이장윤 2천원 ▷'돕기' 11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생활고로 수술할 수 없는 김영기 씨에 2,228만원 성금

척추 협착증과 측만증으로 도움 없이는 거동하기 어려워 수술이 필요하나 집세 마련도 힘든 형편인 김영기 씨(매일신문 2월 25일 11면 보도)에게 42개 단체, 148명의 독자가 2천228만6천933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에스엘㈜ 2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200만원 ▷건화문화장학재단 150만원 ▷㈜태원전기 100만원 ▷㈜일지테크 100만원 ▷한성철강㈜ 100만원 ▷㈜다우약품(윤종규) 50만원 ▷세무법인송정김천2 5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한라하우젠트 50만원 ▷㈜태린(이동훈) 40만원 ▷최상규이비인후과 4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밥정나누는사람들 2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삼이시스템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 ▷경주천마운전전문학원 10만원 ▷김영준치과의원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신성산업㈜ 10만원 ▷유성에스에이치(이석현) 10만원 ▷창성정공(허만우) 10만원 ▷㈜명EFC(권기섭) 5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국제정밀(김용근) 5만원 ▷법무사황갑용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선진건설㈜(류시장) 5만원 ▷세무사박장덕사무소 5만원 ▷참한우소갈비집(신동애)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토탈인쇄(김창근) 3만원 ▷채움행정사무소(김원일) 2만원 ▷통영굴국밥국수(허정) 2만원 ▷사단법인대한민국힐링문화진흥원 1만원 ▷하나회(김미라) 1만원

▷도경희 200만원 ▷김상태 100만원 ▷유주영 40만원 ▷이신덕 30만원 ▷박철기 20만원 ▷곽용 박용환 이강언 이미은 정수영 조득환 최창규 허정원 황우원 각 10만원 ▷김금복 김선아 김유성 김은성 박정희 서정오 안대용 유명희 유상철 이동욱 이종하 이창영 이혜경 임채숙 전우식 최상수 최한태 하경석 각 5만원 ▷강병모 김승민 김영수 김영수 김태욱 남영희 박승호 신광련 이강준 이석우 이응섭 이재민 이재열 최춘희 각 3만원 ▷이영수 2만5천원 ▷권오영 권유진 김영환 박기영 방태표 신일성 이해수 정호인 조영식 조혜란 각 2만원 ▷강일수 김경진 김균섭 김다영 김덕우 김민아 김성진 김은영 김은영 김종식 김주현 김태상 김태천 박건우 박인배 박태용 배상영 변희광 성영아 안현준 우철규 유귀녀 윤태석 이서영 이영수 이운대 이유경 이정현 이현민 전선수 정미라 정혜원 최경철 각 1만원 ▷류시배 문민성 신혜진 안인호 윤인주 이순덕 조용인 조철제 각 5천원 ▷김서연 2천원 ▷심금자 최연준 하정현 각 1천원

▷'익명' 100만원 ▷'사랑나눔624' '범물동김선우' '주님사랑' 각 10만원 ▷'불자정순화' 5만원 ▷'3.1에부모사업대박' 3만1천원 ▷'무진. 청안입니' 1만5천원 ▷'돕기' 1만512원 ▷'막막할땐기부복나눔' '석희석주' '어려운시기돕고복나눔' '어려운시기돕자' '은빈' '조희수힘내세요' 각 1만원 ▷'돕기' 8천210원 ▷'힘내세요꼭' 7천777원 ▷'돕그복나눔' '돕는이' '모두건강행복가족대박' '부모님가족사업대박' '어려운시기돕자복나눔' '힘든시기돕기부모감사' 각 5천원 ▷'모든이의건강행복재물' 4천327원 ▷'부모님임대대박기원감' 4천180원 ▷'돕자' 3천919원 ▷'돕자' 2천605원 ▷'돕자' '어려운시기돕고복나눔' '어려운시기돕기' '어려운시기돕자' 각 2천원 ▷'돕기' 1천100원 ▷'1004' '돕는이' '모두건강행복안전기원' '모두건강행복편안' '어려운시기에는돕자' '조금이라도돕자' '주변돕고복도나누자' 각 1천원 ▷'소액돕기' 940원 ▷'어려운시기돕자' 800원 ▷'잔액돕기' 700원 ▷'조금이라도돕자' 500원 ▷'예당대박모두행복건강' 200원 ▷'소액돕기' '조금이라도돕자복나눔' 각 80원 ▷'조금이라도돕기' 3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