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계속 뛰는 밥상물가…"밥 대신 과자 먹어요"

입력 2025-03-03 19:10:35 수정 2025-03-03 19:11:26

소비자단체 "물가상승에 편승하는 부분 없는지 감시 필요"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과자를 고르는 관광객. 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과자를 고르는 관광객. 연합뉴스

고환율과 미·중 관세전쟁 등으로 서민층 장바구니 부담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3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연간 지출)에 따르면 전체 가구 식비는 2019년 66만6천원에서 지난해 84만1천원으로 26.3%(17만5천원) 증가했다.

이상기후에 지정학적 갈등까지 겹치며 글로벌 곡물값 불안 뿐만 아니라 기업의 과도한 이윤추구로 원가 상승 이상으로 가격을 올리는 이른바 '그리드플레이션'(Greedflation)이 먹거리 가격을 끌어올렸다.

실제로 식료품·비주류음료의 물가지수는 2019년 95.8에서 지난해 122.9로 28.3% 상승해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14.8%)을 크게 상회하기도 했다. 외식을 포함한 음식서비스 물가지수 역시 2019년 99.2에서 지난해 121.0으로 22.0% 대폭 상승했다.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이 고질적으로 지속됨에 따라 우리나라 성인 8명 중 1명이 식사를 스낵으로 대체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했다.

최근 글로벌 데이터 분석기업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2023~2024년 한국 성인 소비자의 13%가 밥 대신 스낵으로 끼니를 해결한다고 답해 응답자 8명 중 1명꼴로 밥 대신 스낵을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3월에도 주요 식품·외식업체들이 연달아 가격을 인상하면서 비용 부담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의 시름 또한 깊어지고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지난 1일부로 빵과 케이크 110여 종의 가격을 약 5% 인상했다. 지난달엔 SPC그룹 산하의 파리바게뜨와 던킨이 제품 가격을 약 6%씩 올렸고, 삼립 역시 주요 제품인 포켓몬빵과 보름달 등의 가격을 100원씩 인상했다.

원두 가격이 오르면서 커피 가격도 뛰는 가운데 이달에는 주류 가격도 인상을 앞두고 있다.

먹거리 비상으로 농림축산식품부는 장·차관이 잇따라 업계와 간담회를 열며 물가 안정 기조 동참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업계는 당분간 식품의 가격 인상 움직임은 쉽게 누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식품·외식기업이 식재료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어 원·달러 환율 상승 여파로 수입 단가 또한 높아졌기 때문이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가격 인상 움직임이 더 심해질지 걱정된다. 환율 상승으로 기업의 어려움이 커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하지만, 물가 상승에 편승하는 부분이 없는지 감시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