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염색산단 폐수 연일 유출…합동점검반 "관로와 특정 사업장 조사"

입력 2025-02-27 19:08:32 수정 2025-02-27 22:06:38

27일 pH 11 수준 폐수 또 방출
소형 관로 정보 알 수 없어… 결국 현장 직접 탐방해야
"현장 적발식 한계 있어… 다른 대책 찾아야" 목소리 나와

27일 오후 4시쯤 검은색 페수가 유출된 현장. 밤에도 폐수가 흐르는지 확인하기 위해, 추가 조명을 다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정두나 기자.
27일 오후 4시쯤 검은색 페수가 유출된 현장. 밤에도 폐수가 흐르는지 확인하기 위해, 추가 조명을 다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정두나 기자.

대구 서구 염색산단에서 가지각색의 폐수가 끊임없이 흐르지만, 관계 당국은 속수무책이다. 올해 들어 네 번째 유출이 확인됐지만 관로 추적은 복잡한 구조와 내부 침전물로 한계에 부딪쳤다. 배출 의심 업체를 특정해 집중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성과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27일 오후 3시쯤 대구 서구 염색산단 인근 하수관로에서 검은 색의 폐수가 유출됐다. 해당 폐수의 산성도(㏗)는 11 수준으로 파악됐으며, 2시간이 지난 5시쯤에도 끊기지 않고 폐수가 방류됐다. 해당 하수관로에서의 폐수 유출은 지난달 8일과 이달 24, 25일에 이어 네 번째다.

이날 폐수는 대구시 등으로 구성된 합동점검반이 경로를 추적하는 중에도 계속 방출됐다. 합동점검반은 의심 사업장 13곳을 추리는 등 폐수 유출 경로를 역추적하고 있다. 맨홀 뚜껑을 모두 열어 염료 흔적이 이어진 곳을 찾는 방식이다.

하수관로 추적은 한계에 이르렀다. 일부 영세 업체로 이어진 소형 관로들은 정확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관로 지도는 공단 조성 때 제작됐다. 당시 기술과 측정 방식으로는 위치 정확도가 떨어져 관로들을 일일이 찾기가 쉽지 않다.

관로 내부 침전물로 장비 투입도 어렵다. 당국은 폐쇄회로(CC)TV 장비와 직원 투입을 검토했지만, 안전 문제로 이뤄지지 않았다. 드론 투입도 대책 중 하나로 거론되지만, 관로 길이가 상당해 조작 불능 상태에 빠질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에 당국은 염료가 발견된 맨홀 인근 공장을 탐문하는 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염료를 유출하는 현장이나 흔적을 적발하는 것에 기대를 걸고 있는 셈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관로 내부에 알 수 없는 장애물이 있을 수 있어 직접 탐색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가장 안전한 방식은 맨홀을 열고 의심 사업장을 추리고, 염료를 방출하는 현장을 적발하는 것이다"고 했다.

이주한 서구의회 의원은 "만약 고의로 폐수를 흘리던 공장에서 유출을 멈추면 합동점검단의 추적 방식으로는 오염원을 발견할 수 없게 된다"며 "많은 직원들을 동원하는 현장 적발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합동점검반은 특정 사업장 13곳의 염료 배합실을 점검할 예정이다. 배합실에서 물이 빠지는 곳에 특정 색소를 푼 물을 투입한 후 이동 경로를 살피는 방식이다. 해당 색소의 물이 공동폐수처리장이 아닌 하수처리장으로 이어지는 하수관로에서 발견되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