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군, 버스요금 전면 무료화 효과 "기대 이상"…이용객 수 늘고 지역상권 '숨통'

입력 2025-02-27 14:57:11

1월부터 버스 요금 전면 무료…버스 이용객 수 전년 동기 대비 16%↑
"전통시장 손님 10% 늘어"…군 직영 목욕탕 방문객은 25% 증가
"정류장 접근성 개선, 노선 개편 등도 필요"…의성군 "증회, 버스기사 증원 등 검토"

지난 25일 의성군 의성읍 의성터미널앞 시내버스정류장에서 주민들이 시내버스를 타고 가음목욕탕으로 향하고 있다. 의성군은 올해 1월부터 시내버스 요금을 전면 무료화했다. 의성군 제공.
지난 25일 의성군 의성읍 의성터미널앞 시내버스정류장에서 주민들이 시내버스를 타고 가음목욕탕으로 향하고 있다. 의성군은 올해 1월부터 시내버스 요금을 전면 무료화했다. 의성군 제공.

지난 25일 오후 의성군 의성읍 의성터미널 시내버스정류장. 임송희(75·의성읍) 씨와 동네 친구들이 오랜만에 나들이에 나섰다. 저마다 손에 든 가방에는 샴푸, 컨디셔너 등 목욕용품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이날 일행의 목적지는 의성군 가음면 가음목욕탕. 시설도 좋고 요금도 2천500원으로 읍내 목욕탕의 3분의 1 정도라 부담도 덜하다.

지금까지는 목욕비와 비슷한 버스요금을 생각해 찾길 주저했지만, 올 초부터 '공짜 버스'가 되면서 기분 좋게 나섰다. 임 씨는 "버스 요금이 사라져 외출 부담이 확 줄었다"면서 "날씨가 더 풀리면 이곳 저곳 더 다녀볼 생각"이라고 웃었다.

올해부터 의성군이 도입한 시내버스 전면 무료 운행이 기대 이상의 파급 효과를 보이고 있다.

시내버스 이용객 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물론, 유동 인구 증가로 지역 상권에도 온기를 불어넣고 있는 것.

노인, 학생 등 교통 약자 이동 편의가 개선되면서 주민 편익 시설 이용도 빈번해지는 추세다.

의성군에 따르면 시내버스 요금 전면 무료화가 시행된 올 1월 하루 평균 시내버스 이용객 수는 1천39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천201명보다 15.8% 증가했다.

지난 25일 의성군 의성읍 의성터미널앞 시내버스정류장에서 주민들이 시내버스를 타고 가음목욕탕으로 향하고 있다. 의성군은 올해 1월부터 시내버스 요금을 전면 무료화했다. 의성군 제공.
지난 25일 의성군 의성읍 의성터미널앞 시내버스정류장에서 주민들이 시내버스를 타고 가음목욕탕으로 향하고 있다. 의성군은 올해 1월부터 시내버스 요금을 전면 무료화했다. 의성군 제공.

한파가 이어졌던 이달에도 버스 이용객은 늘어나는 추세다. 이달 25일 기준 하루 평균 버스 이용객 수는 1천267명으로 지난해 2월 하루 평균 이용객(1천148명)보다 10.3% 상승했다.

주민 김효정(85·의성읍) 씨는 "버스 요금 부담이 사라지면서 지난해에 두 번 갔던 봉양면의 한의원을 올해는 벌써 6번이나 다녀왔다"면서 "이용횟수에 제한이 있는 행복택시보다 시내버스가 훨씬 편하다"고 말했다.

유동인구가 늘면서 침체됐던 지역 상권도 숨통이 트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의성읍이나 안계면, 봉양면 등 버스노선이 집중된 권역별 중심지에 발길이 잦아지는 모양새다.

특히 시내버스를 주로 이용하는 노인들이 즐겨찾는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방문객이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손현봉 의성전통시장 상인회장은 "전통시장은 연중 2월이 가장 비수기인데 올해는 손님이 10% 가량 늘어난 것 같다"면서 "한파가 심한 날에도 장날이면 버스정류장에 10~20명씩 있는 모습을 보니 봄이 오면 손님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민 편익 시설을 찾는 찾는 발길도 잦아졌다. 지난달 기준 군 직영 가음목욕탕 방문객 수는 1만4천72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2천73명 대비 21.9%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버스 요금 무료화에 따른 이동성 개선은 고립되기 쉬운 농촌 노인들의 사회적 교류를 늘리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다만, 지나치게 긴 배차간격이나 버스정류장 접근성 등 인프라 개선도 병행해야한다는 지적도 있다.

강민정 경북행복재단 정책연구부장은 "주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적합한 노선 배정과 배차시간 조정, 접근성 개선, 이용 홍보 등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의성군 관계자는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과 이용 수요를 반영해 내년부터 적용할 노선 개편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증차나 버스기사 증원 등도 버스업체와 협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