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지원 소외받는 국내 거주 외국인 노동자, 도울 방법은?

입력 2025-02-27 06:30:00

발달지원서비스 신청하려 했으나 '외국인'은 제외 대상
"한국서 일하고 세금내는 외국인에게는 그만큼의 지원 필요"

대구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를 방문한 외국인노동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은 기사 사실과 관련 없음. 매일신문 DB
대구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를 방문한 외국인노동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은 기사 사실과 관련 없음. 매일신문 DB

취업비자를 받고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정부의 의료지원에 소외되는 경우가 빈번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경북 영천시에 거주하는 네팔 국적 A씨는 몇 번의 비자갱신을 통해 15년째 한국에서 일하고 있다. 같은 나라의 아내를 만나 한국에서 결혼도 하고 2019년에는 아들도 얻었다.

A씨의 고민은 아들이 만 3세 때 자폐 스펙트럼 진단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한 달 300만원도 채 되지 않는 임금으로 본인을 포함한 세 식구가 먹고 살아야 하는 입장에서 아들의 자폐 치료비용은 큰 부담이 된다.

A씨는 "어린이집 비용과 아들의 자폐 치료 관련 비용을 모두 합하면 한 달에 60만원 안팎의 지출이 나온다"며 "일이 많을 때는 월급이 300만원 근처까지 올라가지만 지금은 불경기라 월급이 줄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지출"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A씨의 아들을 검사하고 진료한 병원에서는 "자폐를 포함한 발달장애 아동에 대해서는 국가 지원 사업이 있으니 알아보라"는 조언을 듣고 행정복지센터 등을 통해 알아봤지만 헛수고였다. A씨 국적이 한국 국적이 아니고, 한국인과 결혼한 '다문화가정'이 아니기 때문에 해당 지원사업의 대상자가 아니다.

지난해 3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장애아동 가족 지원 사업' 안내문을 보면 만 18세 미만 시각, 청각, 언어, 지적(知的), 자폐, 뇌병변 장애 아동과 청소년에게는 소득기준에 따라 발달재활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지원해주는 사업이 있다.

이 사업 제외 대상 중에는 장애인복지법 제32조의2에 따라 난민을 제외한 장애등록 외국인이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A씨 아들은 지원사업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A씨는 "비록 외국인이지만 임금에 근로소득세를 납부하고 건강보험도 함께 납부하는 등 납세의 의무를 한국인과 똑같이 하고 있는데 복지 혜택에 제외 대상이 된다 하니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제외의 근거가 되는 장애인복지법 제32조의2 부분을 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예산 등을 고려하여 장애인복지사업의 지원을 제한할 수 있다'는 법적 근거가 있기 때문에 예산 등의 문제로 외국인은 제외하게 된 것"이라고 답변했다.

의료계에서는 A씨와 같은 의료 지원에 소외된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A씨 아들을 진료한 손수민 '손수민재활의학과의원' 원장은 "저출산 시대에 인구가 많이 필요하고, 우리나라 중소 제조업 인력의 대부분이 외국인 노동자인 것은 엄연한 현실"이라며 "이들 또한 한국에 세금을 내고 있고 한국 사회를 구성하는 일원인 만큼 의료 사각지대에 놓이게 해서는 안 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