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850억원 규모 영천경마공원 조성사업, 실상은 '빛 좋은 개살구' 불과 비판

입력 2025-02-09 14:07:17

마사회·영천시·경북도 등 무관심·외면 지역업체 소외, 지역경제 및 건설경기 활성화 낙수효과 못봐
"지역업체 단 1곳, 연간 수주액 2~3억 불과" VS "경북지역 이용실적 373억 20% 달해"

영천경마공원 조감도. 매일신문DB
영천경마공원 조감도. 매일신문DB

경북 영천지역 경제와 건설경기 활성화 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던 영천경마공원 조성사업을 두고 "실상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국마사회, 영천시, 경상북도 등 사업시행자 및 시공사의 무관심과 외면으로 지역업체 공사 참여가 극히 저조한 수준에 그치며 낙수효과를 전혀 보지 못하고 있어서다.

9일 영천시와 마사회 등에 따르면 금호읍 및 청통면 일원 부지에 조성 중인 영천경마공원은 현재 사업비 1천857억원을 들여 경주로와 관람대 등을 설치하는 1단계 공사가 60% 공정률을 보이면서 2026년 상반기 준공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하도급 등으로 공사에 참여한 지역업체의 연간 수주액이 건설장비업체 단 1곳, 2~3억원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지역업체 소외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또, 지역 인력 및 자재 이용 실적 등은 사실상 '0(제로)'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관련 업계의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

경마공원 조성사업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연관 산업 발전 등을 통해 지역 발전의 새 시대를 여는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란 기대감을 허물며 변죽만 요란하게 울리는 사업이란 게 지역 업계의 주장이다.

특히 영천시와 마사회는 2010년부터 '지역기업 참여와 지역민 고용 등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최대한 노력한다'는 내용의 공동 시행사업자 협약 등을 체결하고도 이런 문제에 대한 대책 논의는 커녕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아 비난을 사고 있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마사회·영천시·경북도가 합심해 외지업체에 안방을 내준 꼴이다"며 "온기가 도는 아랫목(외지업체)과 달리 웃목에 놓인 지역업체는 매서운 한파(건설경기 불황)에 직면한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역업체 참여 확대 등의 문제를 두고 영천시 및 마사회의 대책은 협조 공문을 주고 받은 것 외에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시행자와 시공사, 지역업체간 상생 협력 의지와 노력이 절실하다"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마사회측은 "영천지역에 한정하면 참여율이 저조해 보일 수 있지만 본점 소재지를 경북으로 확대하면 1단계 공사의 지역업체 이용 실적은 현재까지 373억원으로 20%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업체 공동도급 의무화, 관급자재 평가표에 지역경제 활성화 항목 반영 등 지역업체 참여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천시 관계자는 "지역업체 참여를 강제할 수가 없어 마사회와 시공사에 매년 2차례 공문을 보내 사업 취지에 맞는 적극 권장을 당부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