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구자' 이승훈, 한국 프리스키 사상 첫 금 수확

입력 2025-02-09 12:38:09 수정 2025-02-09 17:57:18

이승훈,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 금메달
같은 종목 문희성과 여자부 장유진은 동메달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이승훈. 연합뉴스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이승훈. 연합뉴스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의 간판 이승훈(서울스키협회)이 생애 처음으로 나선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훈은 8일 중국 야부리 스키리조트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하프파이프 결선에 출전해 97.5점을 따내 정상에 올랐다.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로는 처음으로 동계아시안게임 정상에 오르는 역사를 썼다.

프리스타일 스키는 1996년 하얼빈 대회 때부터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펼쳐진 종목. 다양한 코스에서 스키를 타고 공중 기술 등을 겨룬다. 세부 종목은 조금씩 변해왔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하프파이프, 빅에어, 슬로프스타일, 에어리얼이 열린다.

이 대회 전까지 한국이 프리스타일 스키에서 메달은 딴 건 한 번뿐. 2017년 삿포로 대회 남자 모굴에서 최재우가 가져온 은메달이 유일했다. 하지만 이날 하프파이프에서만 메달 3개를 가져왔다. 이승훈이 최초의 금메달을 딴 데 이어 문희성(설악고)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여자부의 장유진(고려대)도 동메달을 수확했다.

하프파이프는 기울어진 반원통형 슬로프에서 회전과 점프 등 공중 연기를 펼치고 심판 채점을 통해 순위를 정하는 종목. 대중들에겐 하프파이프는 스노보드 종목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번 대회 스노보드에서도 하프파이프 종목을 치른다.

이승훈은 한국 프리스키의 선구자. 2021년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선 한국 역대 최고 성적인 은메달을 땄다. 지난해 2월 캐나다 캘거리 월드컵에서 동메달을 땄다. 월드컵에서 한국 선수가 입상한 건 처음이다. 아시아권에선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처음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을 증명했다.

이승훈은 연습 중 눈을 다쳐 안대를 한 채 시상대에 섰다. 그는 "이 경기는 내 것이며, 내가 딸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 마음이 통한 것 같다"면서 "시야에 다소 방해가 됐는데 좋은 성적을 거둬 다행이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메달이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전환점)가 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