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법'이 다르다? 이철우, 동대구역 집회서 선거법 탓 못한 말 페북으로 쏟아내

입력 2025-02-08 17:51:17 수정 2025-02-08 18:29:59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8일 오후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국가비상기도회를 방문하고 있다. 세이브코리아 주최로 열린 이날 기도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와 석방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8일 오후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국가비상기도회를 방문하고 있다. 세이브코리아 주최로 열린 이날 기도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와 석방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이철우 경북도지사 페이스북
이철우 경북도지사 페이스북

8일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등의 취지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했던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현장에선 자칫 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는 등의 법적 제약을 이유로 아꼈던 말을 페이스북으로 쏟아냈다.

▶이철우 지사는 이날 오후 5시 35분쯤 페이스북을 통해 "동대구역 광장에 울려 퍼진 국민의 함성이 귓가에 생생하다. 현장에 나가보니 광장을 메운 수만명은 별난 사람들이 아니고 남녀노소 우리의 평범한 이웃들이었다. 영하 10도 혹한에도 가족들 손잡고 너도나도 거리로 나선 것은 대한민국을 걱정하고 사랑하는 마음 하나였다"고 현장을 찾아 보고 느낀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국회를 장악한 민주당은 온 나라를 겁주고 압박하고 있다. 공수처는 법도 절차도 무시하고 현직 대통령을 잡범 다루듯 마구잡이로 잡아넣었다. 헌법재판소는 이 중대한 탄핵심판을 마치 정해진 목표가 있는 듯 100미터 달리기처럼 전력질주하고 있다"고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관련한 더불어민주당의 행보, 헌재 탄핵심판과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등 사법 절차에 대해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철우 지사는 이날 열린 집회를 두고 "법치주의마저 무용지물이 되고 나라가 통째로 흔들리자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국민들이 광장으로 직접 나선 것"이라고 강조, "사법부는 국민의 요구대로 신속하게 대통령을 석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철우 지사는 행사가 열린 대구와 자신이 도지사로 있는 경북을 아우른 TK(대구경북)를 주목, 이날 열린 집회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우리 국민은 국난의 위기 때마다 자유를 지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났고 대구경북은 그 중심지였다. 일제로부터 자유를 되찾기 위해 가장 많은 독립투사가 항거했고, 북한 공산군의 침략에 맞서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려고 (경북 칠곡)다부동전투와 (경북 영덕)장사리전투에 수천명의 소년 학도병들까지 목숨을 바쳤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보수의 날개가 꺾였던 절체절명의 위기도 (대구)서문시장부터 불씨를 일으켜 간신히 나라의 균형을 도모했다"면서 "오늘 동대구역 광장에서 분출한 수만의 함성도 국난극복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철우 지사는 "국민이 바라는 나라는 25만원씩 나눠주고 길들이는 굴욕적인 나라가 아니라 스스로 노력한 만큼 인정받고 잘 살 수 있도록 긍지를 주는 나라이다. 자원개발 도전에 발목잡고 비아냥거리는 것이 아니라 어려워도 고속도로를, 제철소를, 과학기술연구원을 만들고 미래를 개척했던 용기있는 나라다"라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표적 공약과 TK 출신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과거 업적을 대비시키기도 했다.

그는 '국민이 바라는 나라'를 두고 이어 "외세에 굴종하거나 죽창을 들자는 선동이 아니라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국익을 위해 역사적 화해와 통일의 큰 걸음도 내딛을 수 있는 강하고 지혜로운 나라"라면서 "툭 하면 대통령을 탄핵하는 후진국이 아니라 대통령과 정치권, 국민이 합심하여 안정되고 번영하는 선진국"이라고도 표현했다.

글 말미에서 이철우 지사는 이날 집회에서 말을 아낀 연유를 두고 "오늘 광장의 연단에 올라서서도 선거법 때문에 가슴 속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목청 다해 부른 애국가를 다함께 불러주신 여러분께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대구경북이, 대한민국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여러분과 함께 애국가를 부른 순간을 잊지 못할 것이다. 역사에 그러했듯이 이번에도 우리 국민은 자유민주주의를 반드시 지켜낼 것이다. 자유 대한민국, 우리가 이토록 사랑하는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함께 하겠다"면서 "하느님이 보우하사 대한민국 만세!"라고 애국가의 한 구절로 글을 마쳤다.

▶한편, 이날 행사에 TK 정치권을 구성하는 또 다른 축이자 안방에서 집회가 열리는 호재를 맞은 셈이었던 홍준표 대구시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홍준표 시장은 지난 5일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을 통해 "선거법 위반이라서 못 나간다"고 불참 이유를 밝혔다.

다만, 이날 같은 광역자치단체장이라 동일하게 선거법 적용을 받는 이철우 지사는 집회 참석을 통해 보수 진영으로부터 눈도장을 받으면서도 말은 아껴 법적 제약은 피하고, 더 나아가 하고 싶었던 말은 온라인 소통 창구인 페이스북을 십분 활용해 전하는 '묘수'를 구사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홍준표 시장은 같은날 오후 4시 28분쯤 페이스북을 통해 "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해서 실상을 알리는 연설을 하고 싶은데, 가면 무고연대(홍준표 시장이 여러 송사에 놓인 한 시민단체에 붙인 별칭)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또 고발할 것"이라고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 및 선거법이 발목을 잡은 상황을 함께 전했다.